짐 크레이머(Jim Cramer) CNBC ‘매드머니(Mad Money)’ 진행자의 비트코인(BTC) 매도 발언을 계기로 양자컴퓨팅에 대비한 전자서명 체계 전환 문제가 다시 떠올랐다. 논쟁의 초점은 단기 가격보다 비트코인의 장기 보안과 네트워크 합의로 옮겨가는 모습이다.
비트코인닷컴 뉴스(Bitcoin.com News)는 크레이머가 아빈드 크리슈나(Arvind Krishna) IBM 회장 겸 최고경영자와 지난달 30일 진행한 인터뷰 이후 비트코인을 모두 팔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전했다. 크레이머의 실제 보유 규모와 매각 완료 여부는 공개 검증되지 않았다.
이번 발언은 본지가 앞서 전한 크레이머의 비트코인 전량 매도 계획과 같은 사안이다. 이번에는 ‘인버스 크레이머’ 밈보다 양자컴퓨팅의 발전 속도와 비트코인의 보안 체계 전환에 초점이 맞춰졌다.
IBM은 지난 6월 2일 향후 5년간 양자컴퓨팅에 100억 달러 이상(약 14조4100억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2029년에는 대규모 내결함성 양자컴퓨터 ‘IBM 퀀텀 스탈링(IBM Quantum Starling)’을 공개할 계획이다.
내결함성 양자컴퓨터는 연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오류를 보정하며 계산을 이어가도록 설계된 장비다. IBM은 별도 자료에서 내결함성 양자컴퓨터가 2020년대 말까지 암호학적으로 의미 있는 수준에 접근할 수 있다는 증거가 나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비트코인에서 양자 공격에 취약할 수 있다고 거론되는 부분은 채굴에 쓰이는 해시보다 소유권 증명에 이용되는 전자서명 체계다. 충분히 발전한 양자컴퓨터가 공개키를 바탕으로 개인키를 찾아내면 거래 승인 체계가 위협받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구글 퀀텀 AI(Google Quantum AI)는 지난 3월 31일 공개한 글에서 미래의 양자컴퓨터가 ECDLP-256 기반 타원곡선 암호를 기존 예상보다 적은 자원으로 공격할 수 있다고 밝혔다. 두 가지 양자 회로에 필요한 논리 큐비트는 각각 1200개 미만과 1450개 미만으로 추정됐다.
물리 큐비트 기준 추정치는 50만 개 미만으로 제시됐다. 이전 추정치의 약 20분의 1 수준이지만, 이 수치가 곧 비트코인 보안 체계가 수년 안에 무력화된다는 의미는 아니다.
구글은 암호화폐 생태계가 사전에 대비할 수 있도록 취약성을 책임 있게 공개하는 데 연구 목적이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양자컴퓨터가 해당 공격을 실행할 수 있다는 사실은 확인되지 않았다.
제도권에서는 포스트양자암호(PQC) 도입 작업이 시작됐다. 미국 국립표준기술연구소(NIST)는 2024년 8월 13일 양자컴퓨터 공격에 견디도록 설계된 첫 포스트양자암호 표준 3개를 확정하고 시스템 관리자에게 가능한 한 빠른 도입을 권고했다.
구글은 블록체인이 포스트양자암호로 이전하고 취약한 지갑 주소의 재사용을 피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장기간 움직이지 않은 코인을 어떻게 처리할지도 논의 대상으로 제시했다.
비트코인처럼 분산 합의가 필요한 네트워크에서는 새로운 서명 체계를 선택하는 것만으로 전환이 끝나지 않는다. 개발자와 채굴자, 노드 운영자, 이용자가 업그레이드 방식과 기존 코인 처리 원칙에 합의해야 한다.
크레이머의 발언 이후 소셜미디어에서는 그의 판단과 반대로 움직이는 ‘인버스 크레이머’ 밈이 다시 확산했다. 다만 온라인 반응만으로 실제 매수·매도 흐름이나 가격 방향을 판단할 수는 없다.
IBM은 2029년 스탈링을 공개한다는 로드맵을 제시한 상태다. 비트코인 생태계에서는 그에 앞서 포스트양자암호 전환 방식과 장기 휴면 코인 처리 원칙을 정하는 작업이 과제로 남아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