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플(XRP) 기반 XRP 레저에서 거래 참여 계정은 줄었지만 계정당 거래량은 1년 새 약 3배로 늘었다. 네트워크 사용 저변이 넓어졌다기보다 일부 계정이 더 큰 거래를 처리한 흐름이 수치로 확인됐다.
에버노스(Evernorth)는 2026년 2분기 XRP 유동성 보고서에서 XRP 레저 분산형거래소(DEX)의 오더북 하루 거래 계정 수가 전년 동기 1864개에서 1111개로 감소했다고 밝혔다. 같은 기간 계정당 일평균 거래량은 1072 XRP에서 3217 XRP로 늘었다.
오더북 전체 일평균 거래량은 357만 XRP로 전년 동기보다 79% 증가했다. XRP 레저 전체 DEX 거래량은 하루 평균 442만 XRP로 약 20% 늘었다. 전체 DEX 거래에서 오더북이 차지한 비중은 54%에서 81%로 높아졌다.
DEX는 중앙화 거래소가 주문 체결과 자산 보관을 맡는 구조와 달리 블록체인 원장 위에서 거래가 이뤄지는 거래소다. 오더북은 매수·매도 주문을 가격대별로 모아 체결하는 방식이고, 자동화마켓메이커는 유동성 풀을 기반으로 가격을 계산한다.
거래 구조 변화는 참여 계정 감소와 함께 나타났다. 보고서는 XRP 레저 DEX의 하루 거래 계정 수가 약 2435개로 줄었고, 하루 전체 거래 계정과 신규 계정도 각각 전년 동기보다 약 25% 감소했다고 집계했다. 계정 수 감소는 거래량 증가가 이용자 저변 확대와 같은 의미로 해석되기 어렵다는 점을 보여준다.
보고서는 2월 가동된 기관투자자용 허가형 도메인과 허가형 거래 기능이 거래 집중 흐름에 영향을 줬을 가능성을 언급했다. 다만 2분기 거래량 중 어느 부분이 기관, 시장조성자, 자동화 전략에서 나왔는지는 특정하지 않았다.
허가형 도메인과 허가형 거래는 참여 자격을 제한해 규제 준수와 신원 확인을 요구하는 거래 구조다. 보고서는 이 기능들이 거래 집중 흐름에 영향을 줬을 가능성을 언급했지만, 거래 주체별 기여분은 특정하지 않았다.
리플달러(RLUSD) 관련 지표도 커졌다. XRP 레저상의 리플달러 평균 잔고는 전년 동기 7300만 달러(약 994억원)에서 5억3900만 달러(약 7336억원)로 642% 증가했다. 같은 기간 리플달러를 통해 이전된 가치는 925% 늘었고, 리플달러 전체 공급에서 XRP 레저가 차지한 비중은 20%에서 34%로 높아졌다.
리플달러는 달러 가치에 연동되도록 설계된 스테이블코인이다. XRP 레저에서 리플달러 잔고와 이전 가치가 늘어난 것은 결제·유동성 운용에 쓰이는 달러 표시 자산의 활동이 확대됐다는 뜻이다.
리플달러는 XRP 레저의 기관용 자산 운영 논의와도 맞물려 있다. 앞서 본지는 리플달러 권한 위임 개정안이 검증인 절차를 남겼다고 보도했다. 권한 위임은 발행, 동결, 클로백, 트러스트라인 승인 같은 기능을 한 계정에 몰아두지 않고 역할별로 나누는 구조다.
XRP 레저에 보관된 자산 가치도 늘었다. 2분기 평균 자산 가치는 42억6000만 달러(약 5조7980억원)로 보고서 집계 기간 중 최고치로 제시됐다. 이 수치는 발행 자산 등 원장에 표시된 가치를 포함하며, 리플 시가총액과는 다른 지표다.
미국 XRP 현물 ETF에는 2분기 동안 2억7300만 달러(약 3716억원)가 순유입됐다. 월별 순유입은 4월 8159만 달러(약 1111억원), 5월 1억3194만 달러(약 1796억원), 6월 5946만 달러(약 809억원)였다.
XRP 레저 지표는 최근에도 거래·계정 수치가 엇갈리는 흐름을 보여왔다. 본지는 앞서 활성 이용자와 거래 건수는 늘었지만 신규 계정과 활성 계정 일부 지표는 줄었다고 보도했다. 단일 지표만으로 네트워크 채택 확대나 가격 흐름을 판단하기 어렵다는 점이 반복된 셈이다.
2분기 수치는 XRP 레저의 거래량 증가와 계정 수 감소가 동시에 진행됐다는 점을 보여준다. 거래 확대가 곧바로 이용자 저변 확대를 뜻하지는 않는다. 리플달러 잔고, 오더북 비중, ETF 순유입이 같은 분기에 함께 늘어난 점이 다음 분기 XRP 레저 유동성 지표의 비교 기준이 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