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체인 성능 평가의 초점이 초당 처리 건수에서 거래 처리의 예측 가능성으로 옮겨가고 있다. 온체인 금융이 거래, 입찰, 옵션 행사처럼 시간에 민감한 기능을 맡으려면 거래가 언제 포함되고 어떤 순서로 처리되는지 사전에 가늠할 수 있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안드리센호로위츠(Andreessen Horowitz)는 금융기관이 온체인에서 거래를 실행하고 스테이블코인과 토큰화 자산을 발행하기 시작하면서 블록체인 네트워크가 실제 금융시장의 요구를 감당할 수 있는지가 중요해졌다고 밝혔다. 쟁점은 단순한 속도가 아니라 안정적인 접근, 예측 가능한 거래 처리 규칙, 민감한 정보 공개 시점에 대한 통제다.
안드리센호로위츠는 지난 5년 동안 주요 블록체인의 합산 처리량이 100배 이상 늘었고, 일부 운영 시스템은 초당 수만 건의 거래를 처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처리량은 네트워크가 한꺼번에 감당할 수 있는 총량을 보여줄 뿐, 개별 거래가 언제 블록에 들어가는지는 말해주지 않는다.
이 차이는 결제보다 시장 거래에서 더 크게 드러난다. 송금이나 정산에서는 몇 초 차이가 비교적 작게 보일 수 있지만, 주문장 거래에서는 같은 지연도 가격과 우선순위에 직접 영향을 준다.
안드리센호로위츠가 든 사례는 온체인 주문장이다. 거래자가 주문 취소를 냈는데 반영이 늦어지면 다른 참여자가 낡은 가격으로 거래할 수 있다. 시장조성자는 이 위험을 가격에 반영해 스프레드를 넓히고, 그 비용은 전체 참여자의 체결 가격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예측 가능성은 두 갈래로 나뉜다. 하나는 유효한 거래가 제때 네트워크에 도달했을 때 가능한 다음 블록에 포함된다는 보장이다. 다른 하나는 포함된 거래를 어떤 규칙으로 정렬할지에 대한 보장이다.
거래 포함과 거래 순서가 함께 작동해야 시장 참여자는 결과를 계산할 수 있다. 거래가 들어갈지는 알 수 있지만 순서를 알 수 없거나, 순서는 정해져 있지만 접근 경로가 막히면 금융시장 인프라로서의 신뢰는 약해진다.
이 논의는 안드리센호로위츠가 제시한 강한 체인 품질 개념과 이어진다. 기존 체인 품질은 지분 3%를 가진 참여자가 장기적으로 블록 공간 3%를 통제한다는 확률적 개념이었다. 강한 체인 품질은 매 블록 안에서 지분에 비례한 블록 공간을 확보한다는 더 세밀한 기준이다.
안드리센호로위츠는 이를 고성능 블록체인 안의 가상 차선으로 설명했다. 블록 공간 일부를 네트워크의 다른 경로로 들어온 거래에 배정하면 유효한 거래가 처리될 길이 단일 운영자나 제안자의 대기열 하나로 좁아지지 않는다.
이 구조는 혼잡이나 장애 상황에서 특히 중요하다. 특정 경로에 접근이 몰리거나 일부 참여자가 거래 전달을 사실상 좌우하는 상황을 줄여야 주문 제출과 취소가 예측 가능한 방식으로 처리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이런 보장은 현재 운영 중인 프로토콜보다 더 복잡한 설계를 요구한다고 안드리센호로위츠는 밝혔다. 처리량을 늘리는 문제와 달리 거래 접근권을 어떻게 배분하고, 각 경로에서 들어온 거래를 어떤 기준으로 합칠지까지 정해야 한다.
거래 정렬도 남은 과제다. 블록체인에서는 블록 제안자나 빌더가 어떤 거래를 넣고 어떤 순서로 배치할지 상당한 재량을 갖는 경우가 있다. 금융시장에서는 이 순서가 우선권, 체결 가격, 공정성에 직접 연결된다.
안드리센호로위츠는 우선수수료 기반의 결정론적 규칙이나 거래 장소별 규칙을 연구 대상으로 제시했다. [온체인 금융상품 분류와 시장 구조를 둘러싼 논의](https://www.tokenpost.kr/news/cryptocurrency/398872)가 이어지는 가운데, 기술 설계도 단순한 확장성 경쟁을 넘어 시장 규칙에 가까운 영역으로 넓어지는 모습이다.
결국 처리량 증가는 온체인 금융의 출발 조건에 가깝다. 실제 시장 인프라로 쓰이려면 거래 포함, 정렬 규칙, 실행 전 정보 보호가 함께 검증돼야 한다. 안드리센호로위츠는 정확한 정렬 메커니즘은 여전히 연구 영역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