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부부가 거주하던 아크로비스타가 검찰의 압수수색 대상이 되며, 새로운 아이폰과 공기계가 확보됐다. 이 과정에서 암호화폐 수사도 본격화돼 관심이 쏠리고 있다.
서울남부지검 가상자산범죄합동수사부는 '건진법사' 전성배 씨와 윤 대통령 부부 관련 의혹을 수사하기 위해 최근 서초구 사저와 코바나컨텐츠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했다. 이 자리에서 김건희 여사 명의로 개통된 신형 아이폰과 공기계 여러 대가 확보됐다.
눈에 띄는 건 이 아이폰이 불과 20일 전 개통된 것이란 점이다. 대통령 파면 직후 바로 새 기기를 등록한 것으로 확인됐다. 검찰은 코바나컨텐츠 사무실에서 확보한 공기계도 지난달 28일에 구매한 제품으로 파악하고 있다. 음악 재생용이라는 해명이 있었지만, 수사 당국은 해당 기기들의 포렌식 분석을 계획 중이다.
이번 수사에서 주목받는 건 바로 암호화폐 연루 여부다. 검찰은 가상자산을 통한 자금 흐름과 뇌물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수사망을 좁히고 있다. 특히 압수영장에는 김 여사와 건진법사 사이의 금품 수수 시점이 2022년 4월부터 8월까지로 기재됐으며, 이 기간 내 암호화폐 거래 내역이 포함됐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김 여사 측은 별다른 관련 정황은 없다는 입장이다. 기존에 사용하던 휴대전화는 이미 대통령실에 반납했으며, 사용 중단과 번호 변경도 오래전에 이뤄졌다는 설명이다. 이 때문에 현재 확보된 기기들에 수사에 필요한 과거 자료가 얼마나 남아 있을지는 불분명하다.
또 하나 남은 관건은 휴대전화의 비밀번호다. 김 여사 측이 이를 제공하지 않으면 디지털 포렌식이 난항을 겪을 수 있다. 수사관계자는 “기기 개통 시점과 수수 시점 사이에 시차가 있는 만큼, 결정적인 증거를 확인하기는 어려워 보인다”고 전했다.
압수 대상 품목엔 고가의 그라프 목걸이, 샤넬 가방, 인삼주 등도 포함됐지만, 실물 확보는 어려웠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야권에서는 수사가 ‘면피용 쇼’라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검찰은 암호화폐 지갑, 거래소 이용 여부, 블록체인 기록 등을 분석해 금융 흐름을 추적하고 있다. 향후 소환조사 및 계좌추적이 병행될 가능성도 적지 않아, 정치권과 가상자산 업계의 관심이 한층 더 모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