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터프라이즈 인공지능(AI)이 실험 단계를 넘어 본격적인 실행 국면에 진입하면서, 마이크로소프트(MSFT)와 델 테크놀로지스(DELL)가 이 흐름의 중심에서 하이브리드 인프라와 운영 탄력성을 핵심 역량으로 내세우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최근 개최한 '이그나이트 2025' 행사에서 AI를 단순한 신기능이 아닌 전사적 생애주기 전반—빌드, 거버넌스, 보안, 관찰, 확장—으로 정의하며, 이를 안정적으로 구현하는 파트너로 델을 지목했다.
델의 역할은 기술적 보완 수준이 아니라 AI 아키텍처 실행의 핵심 축으로 부각됐다. 양사는 공통적으로 클라우드, 온프레미스, 엣지를 아우르는 통합된 운영모델을 구축해야만 AI 확산이 가능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특히 에이전트 기반 AI가 보조적 역할에서 실제 업무 흐름에 통합되는 변화 속에서, 인프라 신뢰성과 데이터 탄력성이 필수가 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더큐브리서치(theCUBE Research)의 로브 스트레체이 분석가는 "AI는 더 이상 실험이 아니라 운영의 영역"이라며, "대규모 확장성과 안전한 데이터를 확보하지 못하면 AI 체계가 전체 조직에 혼란만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AI 시스템의 신뢰도는 데이터에 의존하며, 이 데이터가 손상되거나 불완전할 경우 학습 모델도 오염돼 시스템 전반에 불안정한 결과를 야기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행사에서 특히 주목을 받은 주제는 사이버 복원력(cyber resilience)이다. 많은 기업들이 여전히 공격 방지에는 막대한 자원을 투입하면서도, 실제 복구 능력에는 미흡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는 지적이다. 델은 이러한 격차를 메우기 위해 불변 백업, 격리된 리커버리 공간, 자동화된 복구 테스트 등을 강조하며, 이는 보안관리 항목을 넘어 사업 연속성 전략의 일부로 재정립돼야 한다고 밝혔다.
AI 아키텍처 내에서 스토리지의 역할 또한 과거와는 전혀 다른 수준으로 격상됐다. 데이터 처리속도, 주변 인프라 부담, 고장 시 복원속도가 시스템 성능을 좌우하는 상황에서, 저장 전략은 AI 운영 효율성의 주도 요소로 자리 잡았다. 델의 PowerScale for Azure는 이 같은 흐름을 반영해 Azure 네이티브 환경 내에서도 복제, 다중 프로토콜 접근, 랜섬웨어 복구를 포함한 엔터프라이즈급 기능을 제공한다.
델은 또한 Copilot Plus PC와 같은 NPU 탑재 디바이스를 중심으로 온디바이스 추론 기반의 로컬 AI 처리 역량을 확보함으로써, 엣지 컴퓨팅에서 발생할 수 있는 지연과 프라이버시 문제에 대응하고 있다. 이는 단순히 단말 장치의 발전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AI 인텔리전스를 업무 발생 지점에 더욱 가깝게 배치한다는 전략적 전환을 뜻한다.
마이크로소프트의 Azure Local은 이러한 하이브리드 전략을 명확히 뒷받침하는 구성 요소로 작동한다. 델은 이 환경에서 전체 스택 통합과 자동화된 생애주기 관리, 분리형 인프라 설계를 통해 프라이빗 클라우드도 퍼블릭 클라우드와 비교할 수 있는 확장성과 기능성을 갖추도록 지원하고 있다.
이번 이그나이트 2025는 AI가 기능 중심의 기술에서 조직 중심의 운영 체계로 전환되고 있음을 보여줬다. 요컨대 기업이 AI를 실제 업무에 도입하려면 일관된 운영모델과 오류를 고려한 설계, 그리고 작업 현장 가까이에 인텔리전스를 배치하는 전략이 요구된다. 스트레체이 분석가는 이 같은 진화가 기업 IT 전반의 새로운 분기점이 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