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리플(XRP) 언급이 뜻밖의 후폭풍을 불러오며, 워싱턴 대표 로비스트 브라이언 발라드가 백악관 접촉에서 배제되는 상황이 발생했다.
11일(현지시간) 크립토포테이토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지난 3월 초 소셜 플랫폼 트루스소셜(Truth Social)에 올린 ‘크립토 전략 준비금(Crypto Strategic Reserve)’ 발언이 발단이 됐다. 해당 글은 XRP를 포함한 디지털 자산 준비금 개념을 제시하며 암호화폐 업계의 주목을 받았으나, 그 배경에 리플(Ripple)의 고객 로비가 있었던 사실이 드러나면서 파문이 일었다.
정치전문 매체 폴리티코에 따르면, 이 발언은 발라드 파트너스(Ballard Partners) 소속 직원이 플로리다 마러라고(Mar-a-Lago)에서 열린 주말 후원 행사 도중 트럼프에게 직접 제안한 것이었으며, 구체적인 표현까지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당시 트럼프는 리플이 해당 로비업체의 고객이라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리플의 브래드 갈링하우스 CEO는 XRP가 국가 차원의 디지털 자산 준비금에 포함되기를 희망해온 입장을 공공연히 밝혀왔다.
이후 트럼프는 발라드의 이해충돌 가능성에 분노했고, 익명의 백악관 관계자에 따르면 '그는 더 이상 어떤 일에도 환영받지 못할 것'이라며 강한 거부감을 표했다. 이에 따라 백악관 내부에서는 발라드와의 회의를 피하라는 지시가 비공식적으로 내려졌고, 이는 사실상 ‘출입 금지’ 조치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블록이 보도한 바에 따르면, 트럼프 복귀 이후 발라드 파트너스는 신규 고객사 130곳을 유치하며 2025년 1분기에만 1400만 달러를 벌어들였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세 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그러나 트럼프 측 일부 인사들은 그가 트럼프와의 과거 관계를 과장해 로비 활동에 활용해왔다며 우려를 표했다.
트럼프 캠프 관계자는 "대통령이 자신의 이름을 이용하고 있다고 느끼는 순간, 그 사람은 곧장 블랙리스트에 오른다"고 말했다. 발라드가 자신의 영향력을 과도하게 포장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발라드는 "백악관 인맥을 이용해 고객을 유치한 적 없다"며 비판을 전면 부인했다. 그는 트루스소셜 게시물 논란 역시 의도적인 조작이 아니라며, 캠프를 속이려 한 것은 아니라는 입장을 내놓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부 고객들이 대통령 측과의 접촉 경로를 변경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으며, 이번 사태가 그의 사업에도 파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브라이언 발라드는 2017년 워싱턴 사무소 개설 이후 트럼프 세계관에서 핵심 로비스트로 부상해왔으며, 수십억 원대 모금에 기여한 바 있다. 그는 과거 트럼프 그룹을 대리한 경험도 있고, 그의 로펌은 트럼프의 최측근 수지 와일스와 팸 본디도 고용한 이력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