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럭시 디지털, 외부 자금 첫 유치…2,428억 원 규모 암호화폐 벤처 펀드 조성

갤럭시 디지털(Galaxy Digital)이 외부 투자자 자금으로 구성된 첫 벤처 펀드를 성공적으로 마감했다. 이번 펀드는 당초 목표였던 1억 5,000만 달러(약 2,085억 원)를 넘어선 1억 7,500만 달러(약 2,428억 원)의 자금을 유치하며, 초창기 단계의 암호화폐 스타트업 투자를 본격화하려는 갤럭시의 전략적인 행보에 속도가 붙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포춘 보도에 따르면 갤럭시는 그동안 벤처 투자에 있어 회사 보유 자금만을 활용해왔다. 그러나 이번에는 처음으로 외부 자금을 받아 운용에 나섰다. 마이크 잔파파(Mike Giampapa) 갤럭시 벤처 부문 파트너는 인터뷰에서 “블록체인이 더 이상 투기적 수단에 머무르지 않고, 스테이블코인과 디파이(DeFi) 등 실질적이고 안정적인 응용 사례 중심으로 전환되고 있다”며 “이러한 변화가 초기 단계 기업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게 된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잔파파는 특히 지난해 FTX 붕괴 이후 산업 전반이 안정을 되찾는 과정에서, 스테이블코인 중심 활용 사례들이 조용히 부상했다고 언급했다. 그는 “우리는 원래 벤처 투자를 대폭 확장하고 싶었고, 시장이 회복되는 시점이 적기라고 판단했다”며 새로운 펀드 결성의 배경을 설명했다.

이번 벤처 펀드의 주요 투자자는 갤럭시 자체로, 일반조합원(GP)과 유한책임조합원(LP) 지분 모두를 보유하고 있다. 잔파파는 외부 참여자들의 구체적인 명단은 공개하지 않았지만, 패밀리 오피스, 복수의 펀드 오브 펀드 등 기관급 투자자들이 포함됐다고 밝혔다. 이들 기관은 갤럭시의 자산운용 고객군과도 관련이 있다.

갤럭시는 작년 7월 1억 1,300만 달러(약 1,572억 원) 규모로 펀드를 1차 클로징했으며, 이미 총 5,000만 달러(약 695억 원)를 집행했다. 대표적인 투자처로는 고성능 퍼포먼스를 목표로 하는 블록체인 모나드(Monad)와 수익형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하는 에테나(Ethena)가 있다.

2018년 전 골드만삭스(Goldman Sachs) 파트너였던 마이크 노보그라츠(Mike Novogratz)가 창립한 갤럭시는 현재 자산관리, 비트코인(BTC) ETF, 채굴, 벤처 투자 등 암호화폐 전반에 폭넓게 진출한 대표적인 기업으로 성장했다. 지난 5월 나스닥 상장에 성공하며 시장의 주목을 받았고, 운용 자산은 70억 달러(약 9조 7,300억 원)를 돌파했다. 하지만 올해 1분기에는 암호화폐 약세와 채굴 부문 구조조정 여파로 2억 9,500만 달러(약 4,105억 원)의 손실을 기록하기도 했다.

이번 벤처 펀드는 위축됐던 암호화폐 산업이 체계적인 회복 국면에 진입했음을 반영하는 동시에, 갤럭시가 벤처 부문에서 핵심 지위를 노리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여주는 행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