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 시장이 전반적으로 약보합세를 보이는 가운데, XRP 가격이 하루 만에 4% 가까이 하락하며 약 2.09달러(약 2,905원) 선까지 밀렸다. 이 같은 급락의 배경에는 법적 불확실성, 네트워크 사용량 감소, 투자심리 악화 등 복합적인 요인이 자리하고 있다.
가장 큰 악재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와 리플 간의 5,000만 달러(약 695억 원) 규모 합의안을 둘러싼 판결이다. 알리사 토레스 판사는 리플과 SEC가 요청한 조기 합의 피드백을 기각하면서, 법적 절차가 마무리될 때까지 결정을 유보한다고 밝혔다. 속도감 있는 마무리를 기대했던 투자자들에겐 *악재*로 작용한 셈이다.
또한 XRP 원장(XRP Ledger) 기반의 네트워크 활동이 급감한 점도 하락세에 영향을 주고 있다. XRP Scan 데이터에 따르면, 최근 하루 거래량은 약 183만 건에서 27만 7,000건으로 무려 84%나 감소했다. 여기에 고래 투자자들의 매도세까지 겹치면서 공급 압박이 가중되고 있다.
XRP 현물 ETF(상장지수펀드) 승인을 둘러싼 기대감도 급격히 식고 있다. 몇 주 전까지만 해도 승인이 유력하다는 전망에 무게가 실렸지만, 최근 예측 시장에서는 승인 확률이 95%에서 76%로 낮아졌다. 법원 판단이 늦춰지며 불확실성이 지속되자, 투자자들도 관망세로 돌아선 모습이다.
여기에 우크라이나-중동 갈등을 비롯한 글로벌 지정학적 리스크와 이익실현 매물까지 더해지며, 비트코인(BTC)과 주요 암호화폐들이 동반 하락 중이다. XRP는 이미 여러 이슈로 부담이 큰 상황에서 추가 하락 압력에 직면한 상태다.
기술적으로 보면, XRP는 상승 추세를 상징하는 ‘강세 플래그 패턴’을 하방 이탈했고, MACD 지표 또한 하락 신호를 보이고 있다. 전문가들 사이에선 이대로라면 XRP 가격이 1.90달러(약 2,641원) 수준까지 하락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다만, 향후 기관 수요나 법적 전개 상황에 따라 반등의 여지도 남아 있다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