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실현 시가총액 1조 달러 돌파…기관 자금 대거 유입

비트코인(BTC)이 사상 최초로 실현 시가총액(Realized Cap) 1조 달러(약 1,390조 원)를 돌파하며 새로운 역사를 썼다. 이 지표는 비트코인이 마지막으로 블록체인에서 이동했을 때의 가격을 기준으로 각 코인의 가치를 합산하는 방식으로, 단순 시가총액보다 실질적인 시장 참여자들의 평균 매입 단가를 반영한다는 점에서 주목받는다.

블록체인 데이터 분석업체 글래스노드(Glassnode)에 따르면, 2025년 들어서만 약 2,500억 달러(약 347조 5,000억 원)의 자금이 비트코인 네트워크로 유입돼 이번 기록 달성을 견인했다. 이는 비트코인에 대한 기관 및 고래 투자자들의 신뢰가 강화되고 있음을 방증하는 수치다.

실현 시가총액은 2023년에는 4,000억 달러(약 556조 원) 미만에 불과했으나, 2025년 4월 8만 7,000달러 돌파 당시에는 약 8,500억 달러(약 1,181조 5,000억 원)를 넘어서는 등 가격 추세와 맞물려 급속한 증가세를 보였다. 특히 이번 1조 달러 돌파는 12만 3,000달러 신기록 달성과 맞물려, 기관 자금의 급증과 직결된 것으로 해석된다.

최근 1년간 스팟 비트코인 ETF는 500억 달러(약 695조 원) 이상의 신규 자금을 유치하며 시장 유입을 견인했다. 이 가운데 블랙록의 IBIT ETF는 출시 후 1년 만에 480억 달러(약 667조 2,000억 원)에 달하는 자금을 끌어모았다. 또 다른 흐름으로는 기업들의 재무자산 전략 변화를 들 수 있다. 2025년 중반 기준, 150개 이상의 상장사가 총 72만 5,000BTC를 보유 중이며, 이는 전년 대비 135% 가까운 증가폭이다.

현재 비트코인 가격은 11만 9,500달러(약 1억 6,590만 원) 수준으로, 최근 고점인 12만 3,000달러 대비 3% 낮지만, 1년 동안의 상승 폭은 무려 84%에 달한다. 지난 2주간에도 9.4% 올랐고, 한 달 기준으로는 14% 오르는 등 강한 상승 탄력을 유지 중이다. 다만 최근 일주일간 1.26%의 완만한 상승률은 같은 기간 글로벌 암호화폐 시장 평균 상승률인 6.5%에는 미치지 못했다.

비트코인의 실현 시가총액 1조 달러 돌파는 단순한 수치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이는 단기적 랠리를 넘어, 시장 내 실질적 매입 수요층이 고점에 근접한 가격에서도 견고하게 형성돼 있다는 뜻이며, 이러한 흐름은 향후 추가 상승 여력에 대한 기대감을 더욱 높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