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가 약 97억 원 규모의 글로벌 석유 투자 사기 사건과 연루된 암호화폐 자산 710만 달러(약 98억 6,900만 원)를 압수하려는 절차에 돌입했다. 이 사건은 2022년 6월부터 2024년 7월까지 투자자들로부터 거액의 자금을 유치한 뒤, 이를 비트코인(BTC), 이더리움(ETH), 테더(USDT) 등으로 세탁해 러시아, 나이지리아, 바이낸스를 경유해 은닉한 혐의로 주목받고 있다.
시애틀 연방검찰청에 따르면, 미 국토안보수사국이 2024년 12월 해당 암호화폐를 확보했으며, 이번 압수는 전체 사기 규모 9,700만 달러(약 1,348억 원)의 일부에 해당된다. 당국은 피해자들에게 석유 저장 탱크에 투자하는 고수익 프로젝트라고 소개했지만, 자금 송금 이후 피의자 측은 일체의 연락을 끊은 것으로 조사됐다.
주요 용의자인 제프리 아우영(Geoffrey Auyeung)은 2024년 8월 사기 혐의로 기소됐으며, 당시 그가 관리하던 계좌에서 230만 달러(약 31억 9,700만 원)가 추가로 압수됐다. 연방검찰은 아우영이 피해자의 자금을 암호화폐로 전환하고 이를 국외 계좌를 통해 이동시킨 핵심 인물로 보고 있다.
현재까지 확인된 피해금은 1,790만 달러(약 249억 1,000만 원)에 이르며, 710만 달러 추가 환수가 승인될 경우, 총 환수액은 940만 달러(약 130억 6,000만 원)로 늘어나게 된다. 수거된 자산은 피해자 확인 절차 후 보상금으로 지급될 예정이다.
이번 사례는 단일 사건에 그치지 않는다. 최근 몇 주간 미국과 각국 당국은 암호화폐를 악용한 국제 사기 범죄에 대한 단속을 전방위적으로 강화하고 있다. 이 중에는 6억 5,000만 달러(약 9,035억 원)에 달하는 오메가프로(OmegaPro) 다단계 사기와 전직 럭비선수 셰인 도노반 무어(Shane Donovan Moore)가 연루된 90만 달러(약 12억 5,100만 원) 규모의 폰지 스캠도 포함된다.
홍콩에서는 또 다른 피싱 사기로 인해 약 38만 2,000달러(약 5억 3,100만 원)의 피해가 발생했으며, 주범은 해외로 도주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암호화폐가 국경을 초월한 자금 이동 수단으로 남용되는 현실을 보여주는 동시에, 글로벌 사법 기관들이 이에 빠르게 대응하고 있음을 시사하는 사건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