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더리움(ETH)의 가격이 2025년 고점 대비 7% 이상 하락했다. 검증인(validator)과 투자자들의 언스테이킹(unstaking) 대기 순번이 18개월 내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매도 압력이 시장에 잠재적으로 영향을 주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지분증명(PoS) 기반 블록체인인 이더리움은 네트워크 보안을 위해 참여자들이 자산을 예치하고 이자를 받는 구조다. 하지만 검증인이 네트워크에서 이탈해 예치 자산을 회수하려면 출구 대기열을 거쳐야 하는데, 최근 그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스테이킹 프로토콜인 에버스테이크(Everstake)는 “최근 며칠 사이 이탈 요청이 폭발적으로 증가했다”고 밝혔다.
검증인 대기열 상태를 추적하는 플랫폼 밸리데이터큐(ValidatorQueue)에 따르면, 현재 64만 4,330 ETH(약 3조 2,526억 원) 규모의 물량이 출금 대기 중이며, 출금까지 평균 11일이 소요되는 상태다. 이는 지난 1월에도 관측된 바 있는 현상으로, 당시 ETH 가격이 1월 하순 15% 급락한 전후로 큰 폭의 언스테이킹이 이뤄졌었다.
자산을 언스테이킹한 뒤 시장에 매도하려는 시도일 수 있다는 해석도 가능하다. 그러나 에버스테이크 측은 “이는 단순한 시장 불안이나 패닉성 매도가 아니라 검증인들의 전략적 운영 재조정”이라고 설명했다. 주요 목적은 보상을 극대화하기 위한 재스테이킹(restaking), 오퍼레이터 교체, 또는 효율성 개선으로 보인다는 것이다. 에버스테이크는 “이더리움을 완전히 떠나는 움직임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다만 이처럼 대규모 언스테이킹이 이뤄질 경우, 일부 투자자들이 차익 실현을 위해 매도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는 전망이 제기된다. 이에 대해 에버스테이크는 “일부 스테이킹 참여자들이 매도를 준비할 수 있고, 이는 단기적으로 매도 압박을 유발해 가격 조정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