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BTC) 커뮤니티에서 또 한 번의 논쟁이 불붙었다. 이번에는 비트코인 초기 투자자들, 이른바 비트코인 OG(Original Gangster) 들의 신념이 흔들리고 있다는 주장 때문이다. 유명 암호화폐 애널리스트 스콧 멜커(Scott Melker)는 자신이 운영하는 X(옛 트위터) 계정에서 "가장 강경한 초기 고래들 중 상당수가 최근 가격대에서 비트코인 매도를 단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멜커는 비트코인을 “놀라운 자산”이라 평가하면서도, “비트코인이 본래 의도했던 목적과는 다르게, 기관의 영향력 아래 일부 잠식됐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 같은 의견이 자신의 견해가 아닌, 비트코인 OG들 사이에서 회자되고 있는 목소리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해당 발언은 순식간에 비트코인 진영 전반에 의문을 던지며 논쟁의 중심에 섰다.
비트코인은 중앙은행이나 국가의 개입 없이 개인들이 자유롭게 거래할 수 있도록 설계된 탈중앙화 디지털 자산이다. 초기 사용자들은 주로 이러한 철학에 공감해 시장에 뛰어들었고, 시장의 중심축을 이뤄왔다. 그러나 최근 들어 블랙록(BlackRock), 피델리티(Fidelity) 같은 대형 전통 금융기관들이 비트코인 현물 ETF를 출시하며 영향력을 빠르게 넓히고 있는 상황이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의견은 분분하다. 한쪽은 이러한 기관 투자 유입이 비트코인의 시장 가치를 안정시키고 상승 모멘텀을 제공한다고 평가하는 반면, 다른 쪽은 자산의 본래 가치가 훼손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한다. 실제로 일부 비트코인 초기 보유자들은 자신들이 믿었던 탈중앙화 철학이 흔들리고 있음을 이유로 매도세에 나서고 있다.
결국 이번 논란은 단순한 가격 변동을 넘어서, 지금의 비트코인이 과연 원래의 철학을 얼마나 유지하고 있는가에 대한 깊은 물음을 던진다. 기관의 입장에서는 하나의 안전자산이지만, OG들에게는 하나의 혁명이었던 비트코인. 이 둘 사이의 간극이 커질수록 시장의 정체성 논쟁은 더욱 격화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