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이더리움 옵션 70억 달러 만기...트럼프 관세 정책 겹쳐 시장 '긴장'

8월 1일(금) 만기 도래한 비트코인(BTC) 및 이더리움(ETH) 옵션 계약이 시장 전반에 하락 압력을 더할지 여부가 주목된다. 특히 이번 옵션 만기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전격적 무역 관세 정책 발표 이후 이뤄지는 점에서, 파생상품 만기와 지정학적 변수의 충돌이 시장 심리를 더욱 불안정하게 만들고 있다.

이날 만기되는 비트코인 옵션 계약은 약 4만8,600건, 총 명목가치는 57억 달러(약 7조 9,230억 원)에 달한다. 이는 지난주 150억 달러 규모 암호화폐 옵션 만기 대비 절반가량 수준이다. 다만 단기 시장 흐름에 제한적인 영향을 줄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다. 주요 거래소 더리빗(Deribit)은 "기관 자금이 꾸준히 유입되고 있으며, 일부 장기 보유자들은 차익 실현에 나서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번 주 옵션 계약의 풋/콜 비율은 0.75로 콜옵션이 우세하며, 최대 고통 지점(Max Pain Point)은 11만 6,000달러(약 1억 6,124만 원)로, 현재 비트코인 현물가와 유사한 수준에 위치하고 있다. 특히 행사가 14만 달러에서 미결제약정이 30억 달러(약 4조 1,700억 원) 규모로 급증했고, 12만 달러에서도 20억 달러(약 2조 7,800억 원) 수준의 강한 매수 수요가 포착됐다.

이더리움은 이번 만기에서 총 35만 건의 옵션 계약이 만료된다. 전체 명목가치는 13억 5,000만 달러(약 1조 8,765억 원)이며, 최대 고통 지점은 3,500달러(약 486만 원), 풋/콜 비율은 0.96으로 양 옵션 포지션이 균형을 이뤘다. 이에 따라 8월 첫째 주 금요일 하루에 만기가 도래하는 BTC 및 ETH 옵션의 총합은 70억 달러(약 9조 6,300억 원) 규모다.

시장 전문 커뮤니티 그릭스라이브(Greeks Live)는 "현물 가격 하락에도 불구하고 트레이더 사이에 반등 기대와 하락 지속 전망이 엇갈리는 양상"이라며, "11만 6,000달러와 11만 8,000달러(약 1억 6,402만 원)가 주요 지지·저항선으로 주시되고 있다"고 전했다. 기관 자금 유입이 없었다면 비트코인 가격이 11만 5,000달러(약 1억 5,985만 원) 이하로 추락했을 것이란 분석도 나왔다.

가격 조정은 이미 일부 현실화됐다. 트럼프 대통령이 무역 협상 데드라인인 8월 1일을 기점으로 일부 국가에 고율 관세를 단행하면서 글로벌 투자심리가 크게 위축됐다. 이에 따라 암호화폐 전체 시가총액은 하루 새 6% 하락해 3조 8,600억 달러(약 5,367조 4,000억 원)로 주저앉았다.

비트코인은 아시아 거래 초반 세션에서 3주 만에 최저 수준인 11만 5,000달러선 아래로 밀렸고, 현재도 좁은 변동성 구간에서 하방 지지선을 겨우 지키는 모습이다. 이더리움은 일시적으로 3,650달러(약 507만 원)까지 하락했다가 소폭 반등해 3,700달러(약 514만 원)를 회복했으며, 솔라나(SOL)와 도지코인(DOGE), 에이다(ADA), 수이(SUI), 체인링크(LINK)를 비롯한 주요 알트코인은 평균 이상 낙폭을 보였다.

옵션 시장 만기가 추가 매도 압박을 야기할 수 있다는 우려 속에서, 당분간 시장 방향성을 둘러싼 공방이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 결론적으로, 이번 옵션 만기가 새로운 하락장의 기폭제로 작용할지는 트럼프발 거시 리스크와 기관 매수세의 균형에서 판가름 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