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더 골드(XAUt), 금 기반 토큰 시장 8억 달러 돌파…기관투자 이유는?

비트코인(BTC)이 ‘디지털 금’으로 불리는 가운데, 실제 금에 기반한 토큰화 상품이 조용히 투자자들 사이에서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테더 골드(XAUt)는 실물 금에 직접 연동되는 디지털 자산으로, 올해 2분기 말 기준 7.66톤의 금을 바탕으로 발행되고 있다고 테더 측은 최근 감사 보고서를 통해 밝혔다. 이는 총 25만 9,000개 이상의 XAUt 토큰을 상환 가능한 형태로 뒷받침하고 있으며, 현재 시장 가치는 8억 달러(약 1조 1,120억 원)를 넘어섰다.

테더 골드의 성장은 금괴 실물 수요가 치솟는 흐름과 궤를 같이한다. 올해 들어 미국의 높은 인플레이션과 이에 따른 저장 자산 수요 급증, 그리고 백악관의 관세 정책 기조로 인해 시장 불안감이 고조되자, 금값은 사상 최고치를 여러 차례 경신했다. 그 결과 테더 골드 같은 토큰화 실물 자산에 대한 관심도 함께 올라간 것이다. 특히 전통 금에 직접 투자하기 어려운 기관 투자자들이 XAUt를 대안으로 선택하는 비중이 증가하고 있다.

한편, 금에 대한 선호는 특정 투자자층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세계금협회(World Gold Council)에 따르면, 2024년 들어 각국 중앙은행은 총 1,000톤 이상의 금을 신규로 매입했으며 이는 3년 연속 같은 규모를 넘긴 수치다. 실물 금 보유가 글로벌 중앙은행 차원에서도 전략적으로 해석되고 있는 셈이다.

테더 골드는 지난 2020년 1월 출시된 이후 꾸준히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최신 감사 자료에 따르면 최근 1년간 XAUt 토큰의 시장 가치는 약 40% 가까이 상승했으며, 이는 투자자들이 법정통화 가치 하락, 인플레이션 지속, 그리고 트럼프 대통령이 이끄는 미국의 보호무역 기조에 따른 경기 충격 가능성에 대응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예측 불가능한 거시정책 환경 속에서 금 기반 디지털 자산은 리스크 헷지 수단으로 떠오르고 있다.

암호화폐 기업 투웬티원 캐피털(Twenty One Capital)은 최근 자사 비트코인 보유량이 기존 전망치를 초과했다고 밝혔다. 이는 기관 차원의 디지털 자산 축적 흐름이 확대되고 있다는 방증으로, 이러한 자산운용 전략 변화는 아발란체(AVAX) 등의 플랫폼에서의 토큰화 금융 확대와 맞물려 주목을 받고 있다. 이와 함께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최근 승인한 새로운 투자 상품 출시 절차 단축방안 역시, 향후 크립토 투자시장의 문턱을 크게 낮출 수 있는 요인으로 평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