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RP 파생상품 시장에서 한 시간 만에 무려 3,000%에 달하는 청산 불균형이 발생하며 롱 포지션 투자자 대다수가 강제 퇴출되는 급락 사태가 벌어졌다. 세계 주요 암호화폐 파생상품 분석 플랫폼 코인글래스(CoinGlass)에 따르면, 이번 단기 폭락으로 인해 약 129만 달러(약 17억 9,310만 원)의 포지션이 청산됐으며, 이 중 무려 124만 달러(약 17억 2,360만 원)가 롱 포지션에서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숏 포지션에서 빠진 청산금은 겨우 5만 4,950달러(약 7,650만 원)에 불과했다.
하루 전체를 기준으로 보면 그 불균형은 더욱 극명하다. 최근 24시간 동안 총 1,483만 달러(약 206억 1,070만 원)가 청산됐으며, 이 중 1,102만 달러(약 153억 1,780만 원)가 롱 투자자 몫이었다. 특히 이 중 상당수가 단 4시간 안에 집중됐는데, 롱 청산은 697만 달러(약 96억 8,930만 원)인 반면 숏 청산분은 27만 880달러(약 3억 7,660만 원)에 불과했다. 이는 레버리지 기반 포지션이 시장 방향을 잘못 읽었을 때 얼마나 빠르게 청산될 수 있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현 시세 흐름 역시 XRP 가격의 약세장을 반영한다. XRP는 장중 3.18달러까지 하락한 후 반등을 시도했지만, 3.24달러 저항선에 막혀 상승 추세를 이어가지 못했다. 5분봉 기준으로는 가격이 점차 낮아지는 스텝형 하락 패턴을 보이며, 3.20달러 전후에서는 바닥을 잡는 듯한 모습도 연출됐다.
이번처럼 거래량이 크지 않은 시장에서는 단순한 가격 횡보마저도 과도한 레버리지를 건 투자자에겐 연쇄적인 강제 청산을 유발할 수 있다. 고점 회복 없이 일정선 아래로 흐르기 시작하면, 시장은 마치 스스로 무너지는 도미노처럼 작동하며 롱 포지션 투자자를 순식간에 외곽으로 밀어낸다.
향후 가격 흐름에 있어 핵심이 되는 선은 3.24달러다. 이 수준을 회복하고 최소 1시간 이상 유지할 경우, 숏 포지션 청산에 따른 숏 스퀴즈가 발생해 3.30달러까지 빠르게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 반면 회복에 실패한다면, 단기적으로 3.23~3.25달러대에서 신규 롱 포지션 진입을 유도한 뒤, 곧바로 3.16~3.17달러 구간으로 떨어지는 속임수 반등 시나리오가 현실화될 수 있다.
전체적으로 이번 사태는 시장 참여자들에게 레버리지의 양날의 칼 같은 본질을 다시금 경고했다. 특히 XRP처럼 변동성이 큰 자산에서는 진입 타이밍과 리스크 관리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