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라폼랩스 공동 창업자인 권도형이 미국 법원에서 2건의 전신 사기 및 사기 공모 혐의에 대해 유죄를 인정했다. 이는 그가 당초 전면 부인했던 입장에서 입장을 선회한 것이다.
미국 뉴욕 남부지방법원 자료에 따르면, 권도형은 전체 9개 혐의 중 일부에 대해 재판을 포기하고 유죄를 인정하는 진술서를 제출했다. 그가 인정한 혐의는 각각 최대 25년형에 이를 수 있으며, 형이 병합되지 않고 연속적으로 적용될 경우 총 50년형까지 가능하다.
권도형은 지난 2023년 3월, 테라폼랩스에서 행한 증권사기·시장조작·자금세탁·전신사기 등으로 기소됐다. 이후 몬테네그로에서 체포되어 미국으로 송환된 그는, 지난 1월 처음 뉴욕 법정에 출석해 모든 혐의에 대해 무죄를 주장하며 보석 없이 구금 상태를 유지해왔다.
2022년 테라(구 루나) 붕괴 이후 권도형의 행방은 한동안 묘연했다. 그러나 그가 위조된 여행 서류를 사용해 몬테네그로 당국에 붙잡히며 신병이 확보됐다. 그는 현지에서 4개월간 수감된 후, 미국과 한국 양국 모두로부터 송환 요청을 받았지만, 몬테네그로 내 법적 절차가 얽히며 인도가 지연된 바 있다.
이번 유죄 인정은 권도형 재판의 중요한 분기점으로 평가된다. 전체 9개 혐의 중 나머지 7건에 대한 법적 처리는 향후 법원 판단에 따라 결정될 예정이다. 권도형의 행동은 테라폼랩스를 둘러싼 사상 최대 규모의 스테이블코인 붕괴 사태와 직접적으로 연결되어 있어, 최종 판결에 전 세계 크립토 산업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