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BTC), 2조 6,000억 원 롱 청산…과열된 파생시장 '롱 스퀴즈' 직격탄

비트코인(BTC) 가격이 급락하면서 파생상품 시장에 대대적인 롱 포지션 청산이 발생했다. 15일(현지시간) 바이낸스에서는 BTC 가격이 12만 4,000달러에서 11만 8,000달러(약 1억 6,442만 원) 아래로 빠르게 밀리면서, 약 18억 9,000만 달러(약 2조 6,271억 원) 규모의 롱 포지션이 강제로 정리됐다. 이는 시장 참가자들이 단기간 상승에 베팅하며 과도한 레버리지를 활용한 탓에 촉발된 전형적인 '롱 스퀴즈' 현상이다.

바이낸스 기준 미결제약정(Open Interest)은 몇 시간 사이 5% 감소하며 투자자들의 포지션 청산 움직임을 반영했다. 특히 최근 고점 부근에서 롱 진입한 매수자들이 손실을 견디지 못하고 대규모 청산에 나서면서, 순체결량(Net Taker Volume) 역시 급격히 줄었다. 이는 공격적인 매도세가 유입됐거나 뒤늦게 진입한 롱 포지션이 급하게 정리되는 전형적인 하락 패턴이다.

크립토 데이터 분석업체 크립토퀀트(CryptoQuant)는 이러한 매도 압력을 단기 반등 국면에서의 국지적 바닥 신호로 해석하면서도, 현재 하락은 단순한 조정이 아니라 상승에 베팅한 트레이더들의 '항복'에 가깝다고 평가했다. 이와 함께, 8시간 기준 청산 규모는 1억 3,000만 달러(약 1,807억 원)에 달했으며, 대부분이 과도한 레버리지 롱 포지션의 강제 청산으로부터 시작된 것으로 분석됐다.

바이낸스 파생상품 시장의 펀딩비는 0.006%까지 하락하며 롱 포지션에 대한 수요가 약화되고 있는 흐름도 포착됐다. 시장의 낙관론이 급격히 위축되며, 레버리지 비율을 줄이고 리스크를 관리하려는 흐름이 강화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지표들이 과열된 시장의 리셋 과정으로 해석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시장 구조적으로도 경고 신호가 포착됐다. 분석 플랫폼 스위스블록(Swissblock)은, BTC가 12만 4,500달러(약 1억 7,255만 원)의 사상 최고치를 briefly 돌파했음에도 이를 유지하지 못하고 급락한 점에 주목했다. 기술적 지표상 여전히 모멘텀은 양호하지만, 시장 구조는 상승장에서 하락장으로 전환됐다는 평가다.

이처럼 모멘텀과 구조가 분리된 상태에서는 추세 반등이 지속력을 가지기 어렵고, 단기 반등 시도조차 쉽게 무너질 수 있다. 실제로 이번 급락 이후의 반등은 아직 뚜렷한 매수세가 붙지 않고 있으며, 오히려 하락 추세를 뒤받치는 지지선들이 약화되고 있다는 점에서 추가 하락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요약하자면, 비트코인은 과도한 롱 포지션 정리를 동반한 급락세 속에 단기 바닥 신호를 보이고 있지만, 전체 시장 구조가 약세로 기울고 있어 이전 고점을 회복하려면 확고한 매수세 전환과 기술적 지지 회복이 선행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