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퍼리퀴드(Hyperliquid)가 ‘HIP-4’ 업데이트를 공개하며 예측시장 운영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꾸겠다고 나섰다. 외부 오라클 없이 검증자(validator) 집단이 사건 결과를 판정하는 구조로, 폴리마켓과 칼시가 주도하는 시장에 정면 도전장을 던진 셈이다.
하이퍼리퀴드는 월요일 텔레그램을 통해 ‘canonical outcome markets’를 지원한다고 밝혔다. 이는 오프체인 사건과 연동된 결과 시장을 말하며, 검증자 운영 체계와 블록체인 거버넌스를 통해 배포와 정산을 처리한다. 사실상 외부 데이터 공급자에 의존하던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네트워크 자체가 판정과 결제의 기준이 되는 구조다.
이번 변경의 핵심은 ‘오라클’ 역할을 검증자 집단이 대신 맡는다는 점이다. 검증자들은 시장이 배포돼야 하는지, 또 어떻게 정산할지를 투표로 결정한다. 이 과정에서 규칙이 명확한지, 그리고 시장의 ‘주관적 품질’이 어떤지도 함께 고려된다. 하이퍼리퀴드 개발자 야이구르스는 X에서 “예측시장에 외부 오라클이 필요 없게 됐다”며 “이제 검증자 집단이 오라클”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다른 플랫폼과의 차이도 짚었다. 폴리마켓은 분산형 ‘낙관적 오라클’인 유니버설 마켓 액세스(UMA)를 사용하고, 칼시는 중앙화 구조를 택하고 있다는 것이다. HIP-4는 이보다 더 직접적으로 네트워크 내부에서 결과를 정하는 방식이라, 예측시장 설계의 새로운 실험으로 평가된다.
하이퍼리퀴드는 앞서 올해 초 HIP-4 시장 출시 계획을 예고했고, 지난 5월 2일 메인넷에 제한적 기능의 초기 버전을 올렸다. 현재는 메인넷에 2개 시장만 운영 중이며, 모두 하이퍼리퀴드 팀이 직접 올린 것이다. 다만 완전한 무허가형 배포는 아직 열리지 않았다. 이 기능이 활성화되면 개발자들이 더 많은 시장을 빠르게 실험하고 출시할 수 있을 전망이다.
거래 편의성도 주목된다. 브로커리지·트레이딩 기업 팰콘엑스(FalconX)는 이번 업데이트로 이용자들이 스폿과 무기한 선물 포지션과 함께 이벤트 계약을 24시간 거래할 수 있다고 밝혔다. 여기에 같은 자본을 여러 포지션에 나눠 쓰는 ‘교차 증거금’까지 가능해지면 자본 효율성이 높아질 수 있다.
시장 반응도 민감하다. 하이퍼리퀴드의 네이티브 토큰 HYPE는 기사 작성 시점 기준 61.93달러 선에서 거래됐고, 주말에 기록한 사상 최고가 64달러보다 약 4% 낮았다. 예측시장이 빠르게 커지는 가운데, 하이퍼리퀴드가 기술 구조와 거래 경험을 동시에 손보면서 경쟁 구도를 흔들 수 있을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