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더리움(ETH) 가격이 강세 흐름을 보이는 가운데, 주요 보유자들의 대규모 매도와 출금이 시장에 영향을 주고 있다. 최근 며칠 사이, 이더리움재단을 비롯해 고래 투자자들과 해커 주소로 연계된 지갑들에서 총 5억 달러(약 6,950억 원) 상당의 이더리움 매도 또는 인출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온체인 데이터 분석 플랫폼 룩온체인에 따르면, 새로 생성된 한 지갑은 단 2시간 만에 크라켄 거래소에서 17,591 ETH(약 1,133억 원)를 인출했다. 이어지는 3일 동안 또 다른 두 개의 신규 지갑은 총 71,025 ETH(약 4,689억 원)를 출금했으며, 이 중 하나인 지갑 주소 ‘0x2A92’는 이틀 만에 53,434 ETH(약 3,521억 원)를 인출해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이 지갑은 최근 시장 하락 시점에 30,069 ETH(약 1,981억 원)를 대거 매입한 이력이 있다.
현금화 움직임은 이더리움재단과 해커 지갑에서도 확인된다. 해킹과 연루된 ‘0x17E0’ 주소는 최근 4,958 ETH(약 319억 원)를 ETH당 약 4,463달러에 매도하며 97억 원 이상의 수익을 실현했다. 이 주소는 올해 초 12,282 ETH를 1,932달러 수준에 팔고 다시 고점에 일부를 재매수한 바 있다.
개인 고래 투자자도 움직였다. 한 고래 주소는 지난 이틀 간 20,600 ETH(약 1,331억 원)를 매도해 26억 원 이상 수익을 챙겼다. 이와 더불어 이더리움재단 소속으로 알려진 지갑 ‘0xF39d’도 지난 3일간 총 6,194 ETH(약 400억 원)를 평균 4,578달러에 청산하는 등 약세 반전에 앞서 고점 매도를 이어가는 움직임을 보였다. 이 지갑에서는 추가로 1,100 ETH와 1,695 ETH도 판매됐으며, 총 매각액은 12,700,000달러(약 1,766억 원)에 달한다.
거래량 증가도 눈에 띈다. 크립토퀀트 자료에 따르면, 8월 9일 이후 이더리움의 총 전송량이 증가 추세로 전환됐으며 현재 460만 ETH를 기록, 7월 중순의 최고치 520만 ETH에 근접했다. 이는 이더리움 가격이 3,400달러에서 4,600달러로 급등한 시점과 맞물려 있다.
스테이킹 규모도 급격히 확대되고 있다. 한 달간 일평균 2만~8만 ETH에 그쳤던 스테이킹 유입량은 8월 14일 하루에만 247,900 ETH(약 1,598억 원)를 기록하며 월간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로 인해 단기 유통물량이 줄어들 가능성이 제기된다.
현재 이더리움은 4,647달러(약 645만 원)에 거래되고 있으며, 24시간 거래대금은 682억 달러(약 94조 7,980억 원), 주간 상승률은 19%를 기록 중이다. 가격 상승과 함께 나타난 대규모 매도 및 지갑 활동은 단기 차익 실현 목적이 강한 것으로 해석되나, 향후 시장 방향성에 중요한 신호로 작용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