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더리움(ETH)이 단기 고점에서 유동성을 끌어올린 뒤 급격한 조정을 받으며 시장의 변곡점에 직면하고 있다. 지난 24일, ETH는 4,950달러(약 6,881만 원)의 사상 최고가를 기록한 직후, 대규모 청산 압력에 밀려 4% 가까이 하락했다. 하루 만에 총 7억 2,000만 달러(약 1조 158억 원)에 달하는 롱 포지션이 강제 청산되며, 현재 주요 지지선인 4,500달러(약 6,255만 원)를 테스트 중이다.
이번 조정은 단순한 급등 후 이익 실현에 그치지 않는다. 크립토 애널리스트 레너트 스나이더는 ETH가 4,880달러(약 6,782만 원) 부근에서 유동성을 흡수한 후 과도한 레버리지 포지션을 청산시키며 상승세의 발판을 허물었다고 진단했다. 그는 “현재 ETH는 4,500달러 선을 지지선으로 삼고 있으나, 이 수준의 방어력이 약해 보인다”며 “만약 4,500달러 방어에 실패하면 4,300달러(약 5,987만 원)까지 하락할 가능성도 고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러한 단기적인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고래들의 움직임에서는 긍정적인 신호도 감지된다. 온체인 분석 플랫폼 와이즈 크립토(Wise Crypto)에 따르면, 최근 일주일 동안 16억 달러(약 2조 2,240억 원) 규모의 이더리움이 주요 투자자들에 의해 매집됐다. 이들은 4,590달러~4,760달러(약 6,380만 원~6,616만 원) 구간을 수요 완충지대라 평가했으며, 이는 피보나치 0.5 구간과 일치하는 영역이다. 이 같은 데이터는 일정 수준의 가격 방어력 확보 가능성을 시사한다.
또 다른 분석가인 크립토퀀트의 ‘다크포스트(Darkfost)’는 바이낸스에서 고래들이 7월 이후 지속적으로 이더리움을 매수 중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이들의 전략은 시장 추세가 명확히 전환된 후 진입하는 것으로, 다음 반등 시점에서 가격 상승의 안정을 제공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계절적 측면에서는 경계심이 필요하다. 역사적으로 9월은 8월 강세장 이후 가격이 자주 조정을 받는 시기다. 코인글래스(CoinGlass)의 데이터에 따르면 이 같은 계절적 약세가 올해도 재현될 개연성이 높으며, ETH가 4,500달러 아래로 밀릴 경우 추가 하락이 강화될 수 있다.
결과적으로 이더리움은 현재 4,690달러(약 6,529만 원)와 4,300~4,500달러의 협소한 가격대에서 방향성을 모색 중이다. 단기적으로는 4,693달러(약 6,531만 원)를 회복하는 것이 반등의 발판이며, 반대로 이 구간을 회복하지 못할 경우 5,000달러 도전은 당분간 지연될 전망이다. 반면, 피보나치 저항선인 4,950달러를 돌파하면 5,190달러(약 7,208만 원), 그리고 5,500달러(약 7,645만 원)까지 추가적인 목표 구간이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