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 시장이 새로운 상승 촉매를 기다리며 다음 단계 진입을 앞둔 ‘대기실’에 머물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특히 기관 자금의 유입이 과거와 다른 흐름을 보일 수 있어, 전통적인 4년 주기 사이클이 연장될 수 있다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글로벌 매크로 인베스터(Global Macro Investor)의 설립자 라울 팔(Raoul Pal)은 "현재 느린 경기 순환 사이클에서 유동성이 완전히 회수되지 않고 유지되기 때문에 암호화폐의 주기가 2026년 1분기 혹은 2분기까지 연장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지난 21일 자신의 X(구 트위터) 계정을 통해 “크립토 생태계의 주요 구성 요소들이 이제 막 준비를 마치고 출발을 기다리는 대기 상태에 있다”고 말했다.
라울 팔은 “우리 분석에 따르면 이번 암호화폐 사이클은 기존보다 더 오래 갈 확률이 크다. 느린 경기 회복이 유동성을 장기간 유지하게 만들고 있으며, 그로 인해 전체 시장 사이클이 연장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어 “‘지금’ 당장 눈에 띄는 변화가 없다고 실망할 필요는 없다. 중요한 건 방향성과 구조다. 정밀하게 예측될 수는 없지만 큰 흐름은 분명하다”고 강조했다.
팔이 활용하는 ‘비즈니스 사이클 스코어’는 거시경제 흐름 속에서 전 세계 주요 경제의 현재 위치를 파악하는 지표다. 이를 바탕으로 그는 암호화폐 시장이 단기적인 시세 변동보다 장기적인 구조적 변화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고 해석한다.
암호화폐 시장이 2025년 후반까지는 ‘플라이휠’을 돌릴 준비 단계에 머무를 수 있다는 이 같은 분석은 최근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발언들과도 일정 부분 맥이 닿아 있다. 여전히 긴축적 통화 기조가 유지되는 가운데 기관 투자자들의 자금 집행 속도는 더뎌지고 있으며, 이는 크립토 시장의 순환 속도를 지연시키는 요인 중 하나로 지목된다.
결국 지금은 투자자들이 조급함보다는 인내와 구조적 시선을 갖춰야 하는 시기라는 게 팔의 조언이다. 시장이 다시 가속도가 붙을 때까지 ‘기술과 자금의 준비 상태’는 이미 충분하다는 판단에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