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이사 크리스토퍼 월러(Christopher Waller)가 9월 기준금리 인하에 찬성 입장을 밝히면서, 암호화폐 시장의 향배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그는 최근 마이애미 연설에서 "노동시장 지표가 더 약화된다면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0.25%포인트 금리 인하를 지지하겠다"고 언급했다.
월러 이사는 제롬 파월(Jerome Powell) 의장의 후임으로 유력하게 거론되는 인물이며, 지난 7월 FOMC에서 금리 동결에 반대한 소수의 이사 중 하나다. 그의 발언은 단순한 소신이라기보다, 연준 내부 기류의 변화를 예고하는 신호탄으로도 해석된다.
이같은 금리 인하 기대감은 암호화폐 시장에도 즉각적인 반응을 불러왔다. 비트코인(BTC)은 금요일 오전 약 5% 하락해 10만 8,000달러(약 1억 5,012만 원)선으로 밀려났고, 도지코인(DOGE), 리플(XRP), 카르다노(ADA), 체인링크(LINK), 시바이누(SHIB) 등 주요 알트코인도 4~8%대의 낙폭을 기록했다.
하지만 이 같은 하락은 일시적인 현상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7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PCE)가 전월 대비 0.3% 상승하며 예상치에는 부합했지만, 연율 기준으로는 2.9%로 오히려 상승해 연준의 '2%' 목표치를 여전히 웃돌고 있다는 점에서다. 연준이 인플레이션 둔화를 확신하지 못하는 상황이라면 금리 인하에 선뜻 나서기 어렵다는 시선도 상존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투자자들은 정책 변화 가능성에 기대를 걸고 있다. 일각에서는 "정책 방향성이 완화적으로 바뀐다면 시장 전반의 유동성이 커질 수 있고, 이는 암호화폐에 긍정적인 촉매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조심스럽게 나온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을 위한 정책 집행이 속도를 낼 경우, 거시 흐름과 암호화폐 정책 간 연계성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오는 9월 16~17일 예정된 FOMC 회의에 전 세계 투자자들의 이목이 집중되는 가운데, 암호화폐 시장은 금리와 인플레이션이라는 거시 경제 변수 사이에서 또 한 번 중대한 시험대에 오르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