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더리움(ETH)이 9월의 계절적 조정 국면에 접어들며 한때 4,480달러(약 6,227만 원)를 기록했던 가격이 4,250달러(약 5,908만 원)까지 후퇴했다. 전문가들은 과거 추세에 근거해 ETH가 이번 달 중 3,500달러(약 4,865만 원) 수준까지 밀릴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블록체인 애널리스트이자 ICT 크립토 설립자인 벤자민 코웬(Benjamin Cowen)은 "8월 ETH가 과거 최고가 영역대를 돌파한 뒤, 21주 지수이동평균(EMA) 수준으로 되돌리는 패턴이 관찰됐다"고 설명하며 단기 하락은 계획된 움직임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그에 따르면 올해 4월 ETH가 1,500달러(약 2,085만 원) 이하로 급락한 이후 이미 반등-조정 시나리오가 세워져 있었다.
9월의 조정은 통계적으로도 설득력을 가진다. 암호화폐 분석 플랫폼 코인글래스(CoinGlass)에 따르면 지난 10년 중 6번의 9월에 ETH 가격은 평균 6% 하락했다. 특히 강세장이었던 2017년과 2021년에는 각각 21.6%, 12.5%의 낙폭을 기록했다. 다만, 과거 사례에서처럼 매수 기회가 된 경우도 많았다는 점에서 이번 하락 역시 반등 기반이 될 수 있다는 낙관론 역시 공존한다.
실제로 시장 내 일부 고래 투자자들은 조정 국면에도 불구하고 공격적인 매수에 나서고 있다. 아캄 인텔리전스에 따르면 비트코인(BTC) 약 50억 달러(약 6조 9,500억 원)를 보유한 한 고래가 최근 10억 달러(약 1조 3,900억 원) 상당의 ETH를 신규 매수해 전량을 스테이킹한 것으로 확인됐다.
‘디파이 대드(DeFi Dad)’로 알려진 이더리움 분석가는 “스테이블코인, 실물자산 토큰(RWA), 디파이 자산 등에서 핵심 인프라로 자리잡은 ETH는 2032~2034년까지 35조 달러(약 4경 8,650조 원) 이상 시가총액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있다”며 장기 전망의 긍정성을 내비쳤다.
이더리움 교육자 앤서니 사사노(Anthony Sassano)도 이와 유사한 인식을 공유했다. 그는 "8월 한 달간 ETH 현물 ETF 및 기관 재무부가 매수한 ETH 물량이 신규 발행량의 33배 이상"이라며, 공급 부족과 수요 증가 사이의 강력한 불균형을 지적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단기적으로는 시장 반등에 제동이 걸린 상황이다. 아시아 거래 시간 초반 ETH는 4,350달러(약 6,047만 원)선까지 소폭 회복했지만, 최근 1주일간 하락 고점과 저점이 이어지며 더 깊은 조정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다만, 분석가들은 4분기 중 회복세가 본격화될 수 있다는 관측에 무게를 두는 분위기다.
이번 9월의 ETH 조정이 단순한 후퇴에 그칠지, 새로운 랠리를 위한 발판이 될지는 향후 몇 주간의 흐름에 달려 있다. 투자자들은 역사적 패턴과 고래의 움직임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대응 전략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