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더리움(ETH)이 한때 5,000달러(약 6,950만 원) 돌파에 근접했지만, 최근 급등세는 주춤하는 양상이다. 지난 8월 24일, 이더리움은 역대 최고치인 4,955달러(약 6,889만 원)를 기록한 후 횡보 흐름을 보이며, 4,209~4,797달러(약 5,866만~6,669만 원) 범위에서 등락을 반복하고 있다.
현재 이더리움은 미 고용지표 약세에 따른 금리 인하 기대감에도 불구하고 24시간 기준 3.67% 하락한 4,295달러(약 5,971만 원)에 거래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더리움이 이미 국지적 고점(local top)을 형성했을 수 있다는 가능성을 조심스럽게 제기하며, 추가 상승 여력에는 의문을 던지고 있다.
시장 불안심리를 반영하듯, 선물 거래에서도 매도세가 거세다. 온체인 분석 플랫폼 크립토퀀트의 마르툰(Maartunn) 애널리스트는 "ETH 선물 시장에서 매도자가 매수자에 비해 5억 7,000만 달러(약 7,923억 원) 이상 더 많은 포지션을 취하고 있다"며 "이런 강도 높은 매도세는 과거 주요 고점에서 자주 출현했었다"고 경고했다.
ETF 흐름도 이더리움에 불리하게 작용하고 있다. 9월 5일, 이더리움 현물 ETF에서는 총 4억 4,700만 달러(약 6,214억 원) 규모의 자금이 유출되며, 역사상 두 번째로 큰 단일 유출 규모를 기록했다. 같은 날 비트코인(BTC) 현물 ETF 또한 총 1억 6,000만 달러(약 2,224억 원)를 초과하는 순유출이 발생해, 암호화폐 전반에 대한 투자 심리가 위축되고 있음을 보여줬다.
글래스노드의 데이터에 따르면, 기관 중심의 전통 금융(TradFi) 참여자들은 단순 매수보다는 차익거래(arbitrage) 및 헤지 목적의 전략적 접근이 주를 이루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를 반영하듯, ETF 자금 유입과 함께 CME 거래소의 개장 미결제약정(Open Interest)이 크게 증가한 점이 눈에 띈다.
한편, 최근에는 8년간 휴면 상태였던 이더리움 초기 ICO 참여자가 15만 ETH, 약 6억 5,600만 달러(약 9,130억 원) 상당을 스테이킹하며 시장의 시선을 끌었다. 해당 투자자는 과거 ICO 당시 고작 9만 3,300달러(약 1억 2,963만 원)로 30만 ETH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에서는 이더리움이 단기 조정 국면에 진입했다는 분석이 우세하지만, 장기적 관점에서는 다양한 자금 유입과 네트워크 활동의 확장이 여전히 강세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열려 있다. 매수세 복원 여부는 향후 며칠 내 추가 기술적 지표와 ETF 수급 흐름에 따라 판가름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