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관 투자자들에게 비트코인(BTC)의 매력은 분명했다. 디지털 금, 희소자산, 비상관성 자산이라는 간단한 내러티브 덕분에 많은 자산운용사가 빠르게 신뢰했다. 반면 이더리움(ETH)은 그 구조와 활용도가 복잡한 만큼, 기관의 지갑을 열기까지 훨씬 오랜 시간이 걸렸다.
샤프링크 게이밍(Sharplink Gaming)의 공동 CEO인 조셉 샬롬(Joseph Chalom)은 최근 팟캐스트 ‘뱅클리스(Bankless)’와의 인터뷰에서 이와 같은 차이를 설명했다. 블랙록 출신의 샬롬 CEO는 "이더리움은 단순히 비트코인이 아니기 때문에 설명만으로도 시간이 걸렸다"고 말했다. 비트코인은 10년 이상의 기록을 가진 희소 자산이면서 전통 금융과 상관관계가 낮은 특징을 가져, 포트폴리오 구성에서 그 자리 찾기가 쉬웠지만, 이더리움은 그 이상의 설명이 필요했던 것이다.
이더리움은 디지털 자산의 소유권을 재정의하고, 금융 시스템을 분산화하는 플랫폼이라는 개념에서 출발한다. 즉, 설명이 필요 없는 ‘적립형 자산’이 아니라, 단계적 이해와 교육이 필요한 ‘금융 인프라’라는 것이다. 샬롬은 이더리움을 웹1~웹3까지 인터넷 진화의 한 축에 비유하며 “과거 웹1과 웹2가 인프라와 상호작용 중심의 인터넷을 만들었다면, 웹3는 실물 자산과 디파이(DeFi), 스테이블코인을 통합하고 작동시킬 기반이고, 이더리움은 그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이더리움은 단순 저장 수단을 넘어 여러 디지털 경제 활동의 기반으로서 작동하고 있다. 때로는 공급이 줄어드는 ‘디플레이션 구조’에 진입하기도 하고, 다양한 프로토콜과 자산이 이더리움 위에서 만들어진다. 샬롬 CEO는 “기관은 이더리움을 사기 전에, 그것이 어떻게 차세대 금융 시스템에 기여할지를 배워야 했다”며 단순한 구매 이전에 교육이 선행된다는 점을 강조했다.
샤프링크 게이밍은 현재 이더리움 보유액 36억 달러(약 5조 40억 원)로 퍼블릭 기업 중 두 번째로 많은 ETH를 보유하고 있으며, 80억 달러(약 11조 1,200억 원) 이상의 ETH를 보유한 비트마인 이머전 테크놀로지스(BitMine Immersion Technologies)에 이어 그 뒤를 잇는다.
샬롬은 “10년 뒤 이더리움의 가치는 지금보다 훨씬 높은 수준에 있을 것이고, 이는 단순한 시세 상승이 아닌 생태계 역할의 확대 때문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는 기관 자금이 점차 이더리움으로 유입될 수 있는 중요한 배경이 될 수 있다.
비트코인의 길은 분명 간단했다. 하지만 이더리움은 ‘미래 금융’이라는 명제 속에서 훨씬 더 큰 교육과 설득을 요구한다. 그리고 이제, 그 이해도가 서서히 형성되면서 ETH의 가치 역시 새로운 국면에 진입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