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바이누(SHIB)의 레이어2 블록체인 ‘시바리움(Shibarium)’ 공식 계정이 커뮤니티로부터 거센 비판에 직면했다. 이유는 다름 아닌 ‘AI를 활용해 댓글을 스팸으로 도배하라’는 황당한 마케팅 지침 때문이었다.
시바리움 측은 최근 공식 X(구 트위터) 계정을 통해 SHIB 보유자들에게 적극적으로 암호화폐 관련 게시물의 댓글란을 SHIB 관련 언급으로 채워달라고 요청했다. 여기에 더해, 인공지능(AI) 툴을 사용해 ‘자동 생성 댓글’을 반복적으로 게시하라고 권유해 논란이 더욱 확산했다. 프로젝트 측에서 자연스러운 관심 유도보다는 노골적인 스팸 전략에 의존하고 있다는 점이 커뮤니티의 실망감을 키웠다.
실제 해당 게시물에는 “SHIB는 이미 죽었다. 너희도 끝났다”는 냉소적인 반응부터, “정작 개발은 안 하고 광고만 한다”는 개발 정체 비판까지 쏟아졌다. 이전까지만 해도 도지코인(DOGE)에 대적하며 밈코인 시장을 흔들었던 SHIB의 위상을 고려할 때, 이런 마케팅 전략은 오히려 위기감을 드러내는 ‘자충수’라는 분석이다.
더 큰 문제는 이처럼 과잉 홍보에도 불구하고 SHIB의 시장 존재감이 추락하고 있다는 점이다. 코인게코(CoinGecko) 기준, SHIB는 현재 전체 암호화폐 시가총액 순위 30위권 밖으로 밀려난 상태다. 2021년에는 도지코인을 제치고 시총 10위 자리에 오르기도 했으나, 현재는 라이트코인(LTC), 톤(TON) 등보다도 낮은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2021년 사상 최고가에 SHIB를 매입한 투자자들은 해당 가격 대비 무려 86% 손실을 기록 중이다. 이 기간 동안 비트코인(BTC), 이더리움(ETH), 솔라나(SOL) 등은 전반적인 상승세를 보였으나 SHIB는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에서 회의론은 더욱 확산되고 있다.
일각에선 이러한 급격한 추락의 원인으로 프로젝트 생태계 개발의 정체와 마케팅의 왜곡된 방향성을 꼽는다. 시바이누가 단순한 밈코인에서 벗어나기 위해 시바리움, 메타버스, NFT 등으로 영역 확장을 시도했지만, 확실한 성과는 내지 못하고 있다는 평이 우세하다.
이번 선 넘은 마케팅 전략은 SHIB 커뮤니티 내부의 발칵 뒤집힌 여론을 전면으로 드러낸 사건이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과연 시바이누가 스스로를 밈 너머 ‘실용 프로젝트’로 탈바꿈시킬 수 있을지, 여전히 의문이 제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