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글로벌 자산운용사 프랭클린템플턴의 XRP 상장지수펀드(ETF) 승인 결정을 또다시 연기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연기 소식은 암호화폐 ETF 승인 과정이 다시금 난항에 빠질 수 있음을 시사하며 투자자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SEC는 프랭클린템플턴이 지난 3월 초 제출한 XRP ETF 신청 건에 대해 결론을 미루기로 결정했다. 프랭클린템플턴은 총 운용자산이 1조 5,300억 달러(약 2,128조 7,000억 원)에 달하는 굴지의 자산운용사로, XRP ETF 경쟁에 뛰어든 가장 규모 있는 참가자로 꼽힌다.
이번 연기는 XRP ETF 승인 가능성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던 시점에 나온 조치로, 시장의 혼란을 더욱 가중시키고 있다. 특히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BLK)이 현재까지는 XRP 또는 솔라나(SOL) 기반 ETF에 대한 별다른 계획이 없다고 알려지면서, 프랭클린템플턴의 ETF 추진은 더욱 눈길을 끌고 있었다.
SEC의 ETF 관련 불확실성은 XRP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SEC는 이번 주 초 도지코인(DOGE) 기반 ETF를 추진한 비트와이즈의 신청 역시 심사 연기를 결정했으며, 이로 인해 전체 밈코인 ETF 일정 역시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이번 연기가 단순 행정 지연인지, 아니면 보다 근본적인 규제 불확실성에 따른 판단인지를 주의 깊게 지켜보고 있다. 특히 XRP의 경우, 리플과 SEC 간의 수년간 이어온 법적 공방 끝에 손해배상 일부 면제 판결이 나온 만큼, 기관 투자자들의 XRP 접근성이 확대될 것이란 전망도 존재한다.
한편, XRP ETF 승인은 단순한 상품 출시를 넘어 암호화폐 시장 전반에 시사점을 남길 수 있는 이슈다. 특히 트레이딩 플랫폼과 수탁기관, 레퍼런스 가격 책정 구조 등 실물 기반의 ETF 설계를 위한 인프라 논의까지 동반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이번과 같은 연기가 반복된다면, 암호화폐 ETF 시장의 제도권 안착은 한동안 지연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