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에 진출한 중국 본토 기업과 국영 금융기관들이 스테이블코인을 포함한 암호화폐 사업에서 발을 빼는 분위기다. 최근 현지 규제 변화로 인해 스테이블코인 라이선스 획득 경쟁에서 철수하거나, 아예 관련 활동을 중단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는 홍콩이 새롭게 도입한 스테이블코인 규제 프레임워크와 맞물려 벌어진 일이다.
중국 경제 매체 차이신은 11일 보도에서, 본토 기반 대형 인터넷기업, 국유기업의 홍콩 지사와 일부 중국 은행들이 암호화폐 사업에서 후퇴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특히 이들 기관은 홍콩 금융당국의 스테이블코인 라이선스 제도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대신, 신청 자체를 연기하거나 포기할 가능성이 제기됐다.
이번 보도는 HSBC와 세계 최대 자산규모 은행인 중국공상은행(ICBC)이 홍콩 내 스테이블코인 라이선스를 신청할 계획이라는 전날 보도와 대조적이다. 두 은행은 현재 라이선스를 검토 중이며, 규제 전환기에 적응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홍콩은 지난 8월 1일부터 새 스테이블코인 규제 프레임워크를 정식 발효했다. 당국은 시장에 적응할 수 있는 6개월의 전환 기간을 제공하며, 지금까지 총 77개 기관이 라이선스 신청 의향을 밝혔다고 밝혔다. 그중 일부는 글로벌 금융기업과 테크 대기업들이 포함돼 있다.
하지만 최근 정책 변화로 인해 본토계 금융기관들이 한걸음 물러나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 익명의 현지 금융업계 고위 관계자는 차이신과의 인터뷰에서 “중국 국유기관들이 라이선스 신청을 연기하거나 포기할 것이라는 내부 논의가 있다”고 전했다. 이는 당국의 암묵적 지침이나 불확실한 규제 기대감과도 맞물려 있다는 분석이다.
홍콩은 중국 정부가 준비한 글로벌 금융허브 전략의 시험무대이자, 암호화폐 규제 샌드박스 역할을 해오고 있다. 하지만 본토와 완전히 다른 규제 환경은 중국 기관들엔 부담 요인이 될 수 있다. 특히 스테이블코인처럼 중앙정부의 통화 안정 정책과 직접 충돌할 수 있는 분야에선 민감도가 높을 수밖에 없다.
이처럼 중국 본토 자본의 소극적인 태도는 향후 홍콩 내 암호화폐 생태계 형성과 시정조정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 시장에선 국유기관의 철수가 자금 흐름과 파트너십 형성에 변수를 만들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