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비트가 주요 암호화폐 거래소 중에서 이례적으로 비트코인(BTC) 대비 XRP(엑스알피) 비중을 대폭 확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글로벌 거래소들의 일반적인 자산 구성 양상과 뚜렷한 대조를 이룬다.
시장 분석 업체 크립토퀀트에 따르면, 업비트는 지난해 12월부터 XRP 보유량을 눈에 띄게 늘렸으며, 이후 현재까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XRP의 보유량(달러 기준)은 비트코인과 거의 대등한 수준으로, 이는 주요 거래소 중 업비트가 거의 유일하다. 전통적으로 비트코인은 대다수 플랫폼의 준비금에서 가장 큰 비율을 차지하는 자산이었기 때문에, 이같은 구조는 업비트를 독특한 사례로 만든다.
업비트의 XRP 편중 현상은 아시아 시장, 특히 한국 내 XRP 수요가 유독 강한 투자자 성향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크립토퀀트는 이러한 흐름이 단순한 우연이 아니라, 구조적 수요 변화의 가능성을 보여주는 시장 신호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배경에는 XRP에 대한 글로벌 인식 개선도 기여하고 있다. 최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그레이스케일의 다중 암호화폐 펀드 내 XRP 포함을 승인한 것이 대표적이다. 이러한 조치는 XRP의 규제적 신뢰도를 강화하고, 시장의 실질 수요 확대로 이어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시장 심리를 더욱 끌어올린 또 다른 이슈는 CME그룹의 XRP 옵션 상품 출시다. 해당 상품은 오는 10월 13일부터 거래될 예정으로, 장내 파생상품 시장에서 XRP의 위상을 더욱 높일 것으로 보인다.
특히 지난 9월 18일에는 REX-오스프리(REX-Osprey)가 미국 최초의 현물 기반 XRP ETF인 ‘XRPR’을 출시하면서 시장에 결정적 전환점을 제공했다. 해당 ETF는 출시 90분 만에 약 2,400만 달러(약 334억 원)의 거래량을 기록하며 투자자들의 강한 호응을 입증했다. 이는 XRP 선물 ETF 사상 최고 첫날 거래액의 5배에 달하는 수치다.
블룸버그 소속 ETF 전문 애널리스트 에릭 발추나스(Eric Balchunas)는 이번 성과에 대해 “기관 자금이 XRP로 이동할 가능성이 본격화되고 있다”며, “규제 명확성과 시장 접근성 향상이 결합된 결과”라고 분석했다.
이러한 일련의 변화는 XRP의 질적 도약이 단기적 현상이 아닌 중장기 트렌드 가능성을 시사한다. 특히 업비트를 중심으로 한 아시아 시장의 반응을 감안할 때, XRP는 앞으로도 비트코인 중심의 자산 구조에 변화를 몰고올 변수로 중요성을 키워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