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만장자 투자자 폴 튜더 존스(Paul Tudor Jones)가 비트코인(BTC)을 포함한 위험자산 전반에 대한 대규모 상승장이 다가오고 있다고 진단했다. 다만 그는 이 영광의 끝엔 ‘닷컴버블 붕괴’ 급의 급락장이 기다리고 있을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튜더 존스는 최근 미국 CNBC와의 인터뷰에서 “현재 시장 환경은 주요 자산 가격이 대대적으로 상승할 수 있는 여건을 갖췄다”며 “1999년 닷컴버블 직전과 유사한 분위기”라고 판단했다. 그는 “당시 나스닥지수가 몇 달 만에 두 배로 뛰었고, 지금 시장은 그보다 더 폭발적인 구간에 진입할 수 있다”고 부연했다.
이러한 전망의 배경에는 미 연준의 통화정책 변화가 깔려 있다. 그는 “1999년엔 재정 흑자와 함께 금리를 인상했지만, 지금은 국내총생산(GDP) 대비 6%에 달하는 재정 적자 속에서도 금리를 인하할 준비를 하고 있다”며 “이는 전후(戰後) 시대 이후 유례가 없는 역학 구도”라고 밝혔다.
튜더 존스는 이러한 금융 환경 속에서 비트코인과 금이 가장 큰 수혜자라고 꼽았다. 그는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시장에 여전히 남아 있다”며 “리테일(개인) 투자자들이 관심을 가질 자산은 결국 디지털, 크립토, 금 등으로 귀결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내가 생각하는 최선의 포트폴리오는 비트코인, 금, 나스닥100지수의 혼합 조합”이라고 덧붙였다.
튜더 존스는 지난 2020년부터 비트코인을 ‘디지털 금’에 비유하며 지속적인 투자 확대를 주장한 인물이다. 그는 당시에도 글로벌 통화 팽창과 인플레이션을 경고하며 비트코인을 최고의 헤지 수단으로 꼽은 바 있다.
다만 이번 예측에 대해 그는 “과거와 똑같은 전개가 일어날 것이라고 단정할 순 없다”라며 일정 부분 유보적인 입장을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닷컴버블 당시보다 더 강력한 재료들이 시장에 남아 있는 현 시점은 그저 ‘오리가 꽥꽥거리는 것처럼 보이는 상황’ 같다”며 금융시장의 과열 징후에 대해 은유적으로 언급했다.
비트코인은 현재 약 69,000달러(약 9,591만 원)선을 전후로 거래 중이며, 연일 사상 최고치 경신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다. 한편 폴 튜더 존스의 이같은 발언은 최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할 경우 암호화폐 시장의 우호적인 규제 개선 전망과도 맞물려 더욱 주목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