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암호화폐 자산운용사인 그레이스케일(Grayscale)이 미국에서 최초로 이더리움(ETH) 스테이킹 기능을 포함한 상장지수상품(ETP)을 출시했다. 이번 조치는 이더리움 가격이 사상 최고가에 근접하며 상승세를 보이는 가운데 발표돼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그레이스케일은 10월 6일(현지시간) 자사의 이더리움 기반 ETF인 ‘그레이스케일 이더리움 트러스트 ETF(ETHE)’와 ‘그레이스케일 이더리움 미니 트러스트 ETF(ETH)’에 스테이킹 기능을 도입한다고 밝혔다. 이는 미국 내 최초의 현물 암호화폐 ETF 중 스테이킹 수익을 제공하는 상품이라는 점에서 업계 최초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이와 함께 그레이스케일은 솔라나(SOL) 관련 상품인 ‘그레이스케일 솔라나 트러스트(GSOL)’에도 동일한 스테이킹 기능을 추가했으며, 해당 상품은 현재 장외시장(OTC)을 통해 거래 중이다. 규제당국의 승인을 받은 경우 나스닥 등 주요 거래소 상장도 염두에 두고 있다.

ETHE 상품은 투자자에게 현금 배당금을 지급하는 구조로 설계됐지만, ETH 상품은 재투자 방식으로 스테이킹 수익을 순자산가치(NAV)에 반영하며 복리 수익을 추구할 수 있는 구조다. 피터 민츠버그(Peter Mintzberg) 그레이스케일 CEO는 “이러한 스테이킹 기능은 우리 회사가 지향하는 최초 도입자(First Mover) 전략을 잘 보여준다”고 언급했다.

특히 ETF 경쟁이 치열한 상황에서, 이번 그레이스케일의 발표는 미 시장에서 이더리움 중심의 혁신 상품에 대한 수요가 점점 강화되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블랙록(BlackRock)의 ETHA, 피델리티(Fidelity)의 FETH 등 경쟁사 ETF 대비 높은 수수료로 인해 큰 자금 유출을 겪었던 ETHE는 론칭 이후 약 45억 달러(약 6조 2,550억 원)가 빠져나간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신설된 ETH 상품은 현재까지 약 15억 달러(약 2조 850억 원)의 유입을 기록하며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다.

그레이스케일은 ETF 내 스테이킹 절차를 수동적(passive)으로 운영하면서 기관 전용 보관업체 및 검증 노드 제공자들과 협력해 블록체인 네트워크의 안전성과 운영 효율성을 함께 확보할 계획이다. 아울러 일반 투자자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스테이킹과 관련된 교육 자료도 추가로 배포할 예정이다.

시장 전문가들은 이더리움 ETF가 스테이킹 옵션을 제공함으로써 단순 가격 추종 역할에 그쳤던 기존 ETF를 한 단계 진화시킬 수 있다고 분석한다. 현재 이더리움 네트워크에는 총 3,570만 개 ETH(약 2,320억 원 규모)가 예치되어 있으며, 이는 전체 유통량의 약 30%에 해당한다. 다만, 출금 대기량은 약 250만 ETH로 여전히 높아 관심이 집중된다.

현재 이더리움 가격은 월요일 기준으로 3주 만에 최고치인 4,734달러(약 658만 원)를 기록한 뒤, 화요일 아시아 시간대에는 4,680달러(약 651만 원)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 이는 사상 최고가 대비 단 5.4% 낮은 수준으로, 일각에서는 이번 상승세가 이더리움의 ‘유동성 초기화(liquidity reset)’ 완료를 알리는 신호로 보고 있다.

한편, 트레이더 'Merlijn the Trader'는 “이더리움 차트는 앞으로의 확장을 외치고 있다”며, 이번 사이클에서 ETH가 최대 1만~1만 4,000달러(약 1,390만~1,946만 원)까지 상승할 가능성을 제시한 바 있다.

이처럼 ETF 시장에서 이더리움 스테이킹 수익 상품이 본격화되며, 향후 블랙록이나 피델리티와 같은 다른 대형 운용사들도 유사한 ETF 설계로 발 빠르게 대응할 가능성이 크다. 이는 ETF 산업 안팎으로 이더리움의 가치와 확장성을 재조명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분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