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플(XRP)이 기술적 하락 신호인 ‘데스 크로스(Death Cross)’를 맞이하며, 투자자들의 경계심이 짙어지고 있다. 최근 XRP는 전일 대비 약 4.54% 하락하며 3달러(약 4,170원)를 하회했고, 최저 2.85달러(약 3,962원) 선까지 몰락했다. 비트코인(BTC) 등 주요 암호화폐 시세 대비 5% 안팎의 조정은 흔치 않지만, XRP 시가총액이 하루 만에 약 70억 달러(약 9조 7,300억 원) 증발한 점은 시장의 불확실성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시장의 관심은 이제 과거가 아닌 앞으로의 방향에 쏠리고 있다. XRP의 일봉 차트에서 23일 이동평균선이 50일 선 아래로 떨어지며, 전형적인 데스 크로스 패턴을 완성했다. 이 패턴은 통상적으로 향후 중장기 하락 가능성을 예고하는 신호로 작용한다. 특히 이번 데스 크로스는 대규모 매도세와 맞물려 발생해, 기술적 약세 흐름을 더욱 뚜렷하게 만들고 있다.

다만 전문가들은 “최악 중의 최선” 시나리오로 200일 이동평균선을 지지선으로 설정한다. 현재 해당 지지는 2.64달러(약 3,670원) 선에 형성되어 있으며, 이 선을 방어할 경우, XRP의 장기 상승 가능성은 유효하다는 분석이다. 한 차례 더 조정이 온다 해도 이 가격대에서 반등할 수 있다면 강한 매수세가 유입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반면, 만약 XRP가 2.64달러도 이탈한다면 지난 8월 초 이후 최저치를 새로 갱신하게 되는 셈이며, 이는 투자 심리에 적지 않은 충격을 줄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단기 매도세를 잠재울 수 있는 가시적 지표는 단연 ‘3달러 회복’이다. 이를 넘어 3.10달러(약 4,309원)까지 오를 경우 데스 크로스에 따른 기술적 부담을 상쇄하고, 다시 상승 국면으로의 전환이 가능해진다.

XRP는 현재 네 번째로 큰 시가총액을 기록하며 여전히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지만, 이번 기술적 패턴이 실제로 중장기 하락을 예고할지 여부는 며칠 내 가격 반등 여부에 달려 있다. 당분간 2.64달러 지지선과 3.10달러 저항선 사이에서 민감한 공격과 방어전이 이어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