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BTC)의 최근 급락을 계기로 대표적 암호화폐 회의론자인 경제학자 피터 시프(Peter Schiff)가 또다시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이번 하락이 단순한 기술적 조정이 아닌, 비트코인의 ‘디지털 금’ 내러티브가 허구임을 드러낸 신호라고 주장했다.
시프는 10월 14일 자신의 X(옛 트위터)를 통해 “이번 급락은 저가 매수 기회가 아니라 경고”라고 강조하며, “다음 하락 때는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 발언조차 반등을 견인하지 못할 것”이라며 강력한 부정적 전망을 내놓았다.
시프는 최근 금 가격이 온스당 4,100달러(약 570만 원)를 돌파하며 신고가를 경신한 것과 비트코인이 지난 10일 약 110,201달러(약 1억 5,379만 원)까지 하락한 점을 비교해, 비트코인의 안전자산 프레임 자체가 무너지기 시작했다고 진단했다. “비트코인의 바닥은 언제든 무너질 수 있다”는 말도 덧붙였다.
그는 이어서 금과 은이 지속적으로 상승하는 동안 비트코인과 이더리움(ETH)은 힘을 잃고 있다고 평가하며 “암호화폐 투자자들은 조만간 값비싼 교훈을 얻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실제로 그는 수 주 전부터 비트코인의 약세장 진입을 주장해왔다.
비트코인은 일시적으로 반등했으나 현재 약 111,800달러(약 1억 5,470만 원)에 거래되고 있으며, 이는 8월 고점이었던 126,000달러(약 1억 7,514만 원)에 비해 11% 이상 하락한 수준이다. 최근 장중 급락은 시장에 풋옵션 거래 증가와 약세 심리 확산을 촉진하는 계기로 작용했다.
탈렉스 글로벌(Thalex Global)의 창립자 헨드릭 기스(Hendrik Ghys)는 “단기 변동성은 40% 수준으로 진정됐다”며 “시장조성자들이 점차 위험을 조정해가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시장이 아직 완전히 회복되진 않았지만, 조정된 영역 내에서 기민한 포지션 운영이 이뤄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시프의 반론에도 불구하고 비트코인을 ‘디지털 금’으로 보는 시각은 여전히 시장 전반에 뿌리 깊게 남아 있다. 다만 이번 조정 국면은 그 서사가 일부 투자자들 사이에서 얼마나 견고하게 유지될 수 있는지를 다시 한번 시험하는 순간으로 작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