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 시장이 다시 침체의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 최근 상승 흐름을 이어가던 시바이누(SHIB)와 이더리움(ETH), 그리고 XRP(리플)는 각기 다른 양상으로 약세에 접어드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특히 XRP의 눈앞에서 무너져가는 2달러(약 2,780원) 지지선, 그리고 ETH의 거래량 감소와 방향 상실은 투자자들의 불안 심리를 부추기고 있다.
먼저 XRP는 지난 수개월간 이어온 기술적 지지선을 잃었다. 200일 이동평균선 아래로 밀려나며 장기 상승 구조가 무너졌고, 현재 2.40달러(약 3,336원) 부근을 횡보 중이다. 특히 최근 2.30달러(약 3,197만 원)를 밑도는 하락은 하락세를 주도하는 매도세가 여전히 건재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기술적 분석상 XRP는 지속적으로 하락 채널 내에서 고점과 저점을 낮추며 움직이고 있으며, 이 구간의 하단인 2.00달러(약 2,780만 원)가 새로운 지지선으로 주목받고 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이 부근이 무너지면 1.80~1.70달러(약 2,502만~2,363만 원) 구간까지 추가 하락이 가능하다. 지금과 같은 매수력 감소와 거래량 둔화 흐름이 계속된다면 반등보다는 재차 급락 가능성이 더 높다는 분석이다.
반면 시바이누(SHIB)는 최근 차트 구조상 바닥 다지기에 나서고 있는 모습이다. 급락 이후 0.0000103달러(약 0.014원)에서 횡보하며 0.0000100달러(약 0.014원)를 주요 지지선으로 삼고 있다. RSI 지표는 40대 초반으로 과매도 국면에 근접했고, 하방 압박이 다소 누그러진 상황이다. 0.0000105~0.0000106달러(약 0.015원) 돌파 시 기술적 반등으로 이어질 수 있지만, 심리적 지지선인 0.0000100달러 선이 무너지면 0.0000090달러(약 0.012원)까지 후퇴할 위험도 상존한다.
시장에 다시 불씨가 붙으려면 거래량 증가와 함께 신뢰 회복이 동반돼야 한다. 하지만 현재는 기대보다는 관망 심리가 강하게 형성된 상태다.
이더리움(ETH)의 경우 완연한 피로감과 방향 상실이 시장에 드러나고 있다. 최근 가격은 4,000달러(약 5,560만 원) 선 아래에서 등락을 반복 중이며, 주요 기술적 지표들도 방향성을 잃은 모습이다. 특히 50일과 100일 이동평균선을 동시에 아래에 두고 일시 버티고 있는 모습은 매수세의 힘이 부족하다는 증거로 풀이된다. RSI 수치는 43 수준에서 중립적이거나 하락세에 가깝고, 거래량도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
이더리움의 침체 배경으로는 생태계 내 신규 모멘텀이 부재한 점과 온체인 활동 둔화가 지적된다. 반면 비트코인이 기관 투자자 중심으로 움직이며 시장의 이목을 다시 집중시키고 있는 데 비해, ETH는 독자적인 상승 동력을 찾아내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4,250~4,300달러(약 5,908만~5,977만 원)를 돌파하지 못한다면, ETH는 3,800달러(약 5,282만 원) 아래로 밀릴 수 있으며, 중기 조정 국면 진입도 불가피하다. ETH는 붕괴 직전까지는 아니지만, 시장은 더 이상 상승에 대한 확신을 갖지 못하는 분위기다.
전체적으로 XRP는 추세 붕괴, SHIB는 반등 시도, ETH는 피로감 누적이라는 명확한 삼분 구도가 형성되고 있다. 기술적 반전이 이뤄지지 않는 한, 당분간은 시장 침체 흐름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