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더리움(ETH)이 핵심 저항선인 4,000달러(약 5,560만 원)를 넘지 못한 채 약세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금요일 '플래시 크래시' 이후 반등을 시도하고 있지만, 명확한 상승 추세는 형성되지 않은 상태다. 특히 이더리움은 50일, 100일, 200일 지수이동평균선(EMA) 사이에서 횡보 중이며, 이는 단기적 기대감과 장기적 불확실성이 맞물린 기술적 교착 구간으로 해석된다.
현 시장에서는 개인 투자자의 지배적인 롱 포지션이 주목을 끌고 있다. 암호화폐 분석 플랫폼 코잉글래스(Coinglass)에 따르면, 이더리움에 대한 리테일 투자자의 롱 포지션 비중은 약 94%에 달한다. 일반적으로 이 같은 극단적 몰림 현상은 역행 지표로 받아들여지며, 되려 가격 하락 가능성을 높인다는 분석이 나온다.
반면, 바이낸스(Binance) 선물 시장의 자금조달율(funding rate)은 아직 건전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레버리지 사용도 과도하지 않아 과열 징후는 뚜렷하지 않다는 평가다. 이는 시장 전반에 아직 일정 수준의 신중함이 자리잡고 있음을 보여준다.
기관 투자자의 매수도 이어지고 있다. 온체인 데이터 업체 비트마인(BitMine)에 따르면, 지난 일주일간 이들이 쌓은 이더리움 물량은 30만 개 이상으로 집계됐다. 이는 약 1억 2,000만 달러(약 1,668억 원)에 달하는 규모다. 향후 방향성에 대한 중장기적 확신이 깔려 있는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이처럼 리테일과 기관의 움직임 사이에서 간극이 벌어지는 가운데, 이더리움의 향후 흐름은 기술적 강세 전환 여부와 거시 경제 지표, 그리고 시장 심리에 따라 갈릴 가능성이 높다. 4,000달러 돌파 여부가 핵심 분기점으로 떠오른 현재, 과도한 방향성 추종보다는 차분한 관망이 요구되는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