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BTC)의 초기 설계자가 극찬했을지도 모를 익명성 강화 코인인 지캐시(ZEC)가 최근 시장에서 화려하게 부활했다. 2025년 8월 이후 불과 2개월 만에 가격이 750% 급등하며, 단숨에 이목을 집중시켰다. 이 같은 상승세의 배경에는 솔라나(SOL) 생태계 핵심 개발자인 머트(Mert)의 발언이 결정적이었다. 그는 지캐시가 사토시 나카모토의 철학을 구현한 유일한 프로젝트일 수 있다고 주장하며 논쟁의 불씨를 지폈다.
암호화폐 커뮤니티에서 활동 중인 머트는 최근 X(구 트위터)를 통해 비트코인 창시자 사토시가 2010년에 남긴 게시글을 인용했다. 당시 사토시는 “제로 지식 증명(ZK)이 실용화된다면, 훨씬 더 나은 방식으로 비트코인을 설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머트는 이를 근거 삼아 “비트코인의 결함을 보완하고 프로토콜 차원에서 개인 정보 보호 기능을 통합한 지캐시야말로 사토시가 구상했던 차세대 코인”이라고 평가했다.
이 같은 서사는 가격 차트에서 그대로 드러난다. 지캐시는 수년간 '과거의 유물'로 취급받았지만, 8월 이후 빠르게 반등해 최근 270달러(약 37만 5,000원)를 돌파했다. 이 같은 상승은 단기 투기성 거래보다는 구조적 변화에 의한 것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지캐시 보유자들이 점점 더 많은 코인을 zk-SNARK 기반 가림 주소(shielded addresses) 로 전송하고 있다는 데이터가 이를 뒷받침한다. 이는 시장에 유통되는 코인의 수를 줄이고, 단기 매도 압력을 감소시키는 효과로 이어진다.
특히 주목할 점은 이번 가격 상승이 단순한 차익 실현 기대에 따른 반등이 아니라는 점이다. 최근의 가격 움직임과 커뮤니티 분위기는 지캐시가 단순한 '알트코인 반등 서사'를 넘어서, 다시금 블록체인의 철학적 논쟁 한복판에 서게 된 것을 시사한다. 머트는 “극단적인 비트코인 맥시멀리스트들이 지캐시를 불편해하는 이유는 그것이 실제로 사토시가 구현하고자 했던 철학에 더 가까워 보이기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향후 시장은 지캐시의 상승세가 지속될 수 있을지 촉각을 곤두세울 것으로 보인다. 익명성과 검열 저항이라는 본질적 가치를 강조하는 프로젝트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흐름 속에서, 지캐시는 '사토시의 이상'을 계승한 실질적 대안으로 다시 조명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