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치료제를 개발하던 미국 상장사 립 테라퓨틱스가 전격적으로 사명을 ‘사이퍼펑크 테크놀로지스’로 바꾸고 지캐시(ZEC) 중심의 암호화폐 전략으로 전환했다. 최근 2일간 지캐시 가격이 33% 급락한 가운데 회사는 5890만 달러(약 786억 원) 규모의 비공개 투자금을 유치하고 첫 디지털 국고(DAT, Digital Asset Treasury) 캠페인을 가동했다.
사이퍼펑크 테크놀로지스는 공식 성명에서, 투자금 가운데 5000만 달러(약 667억 원)를 활용해 지캐시 20만 3,775개를 1개당 평균 약 245달러(약 32만 원)에 매입했다고 밝혔다. 현재 평가 기준으로 보면 회사는 초기 매입분에서 약 93% 수익을 거뒀다.
이번 전략 전환의 핵심 투자자는 게미니 창업자 윙클보스 형제가 운영하는 ‘윙클보스 캐피털’이다. 이들은 이번 사명 변경과 방향 전환에 맞춰 킹 오에이와 윌 맥에보이 두 명을 회사 이사회에 새로 합류시켰고, 윌 맥에보이는 최고투자책임자(CIO)직도 겸하게 된다.
사이퍼펑크 테크놀로지스의 CEO 더글라스 온시는 “지캐시에 기반한 금융 참여는 아래로부터의 통제와 프라이버시 제공이라는 측면에서, 블록체인 기반 미래 금융 에코시스템에 핵심적”이라며 “장기적 주주 가치를 위해 이러한 전략을 추진 중”이라고 설명했다.
회사는 이번 리브랜딩과 함께 새 티커 ‘CYPH’로 오는 11월 13일부터 나스닥에서 다시 거래될 예정이다.
지캐시는 대표적인 프라이버시 강화 코인으로, 거래 정보가 암호화돼 익명성을 보장한다. 이번 DAT 전략은 ‘참여형 국고’ 개념으로, 기업이 특정 코인을 적극 보유하며 생태계 확장에 기여하는 동시에 잠재적 수익도 노릴 수 있다는 접근이다.
한편, 최근 급등해 단기간 10배 가까이 뛰었던 지캐시는 5일 전 고점인 713달러(약 95만 원)를 찍은 뒤 현재 기준 450달러(약 60만 원) 이하로 밀리며 큰 폭의 조정을 받고 있다. 모네로(XMR)와 레일건(RAIL) 등 대표적 프라이버시 코인들도 각각 20%, 25% 이상의 가격 하락을 겪었다.
이번 사례는 전통 산업에서 암호화폐 영역으로 급격히 뛰어든 이례적인 리브랜딩이며, 프라이버시 코인의 제도권 편입 가능성과 기관 수요에 대한 관심이 한층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