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테이블코인이 암호화폐 시장 전반에서 거래와 결제의 중심 인프라로 자리 잡으며 법정화폐 기반 거래쌍은 점차 보조적 역할로 밀려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카이코에 따르면 스테이블코인 기반 거래는 현재 달러 표시 현물 거래의 83%를 차지하며 전통적인 법정화폐 거래쌍 비중은 17% 수준으로 축소됐다. 이는 2022년 12월 78% 대비 지속적으로 확대된 결과로 거래 인프라가 법정화폐에서 토큰화된 달러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거래소들은 수수료 구조를 스테이블코인 거래에 유리하게 설계하며 유동성을 집중시켰고 이에 따라 USDT와 USDC 거래쌍이 시장의 기본 구조로 자리 잡았다. 스테이블코인은 빠른 결제 속도, 24시간 거래 가능성, 거래소 간 자산 이동의 용이성 등에서 기존 은행 기반 결제망 대비 우위를 확보했다.
월간 거래량 기준으로도 이러한 구조 변화는 명확하게 나타났다. 스테이블코인 거래는 2021년 강세장에서 월 2조 달러 수준까지 증가한 뒤 2022년 약세장에서 5000억 달러 수준으로 감소했으나 이후 2024년 반등 국면에서 다시 1조5000억 달러 이상으로 회복됐다. 2026년 현재는 약 1조 달러 수준을 유지하며 거래 강도는 다소 둔화됐지만 구조적 채택은 유지되고 있다.
시장 지배력 측면에서는 USDT가 여전히 절대적 우위를 유지하고 있다. 전체 스테이블코인 거래량의 70~80%를 차지하며 고빈도 거래와 유동성 중심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반면 USDC는 상대적으로 낮은 비중에도 불구하고 기관 친화적 구조를 기반으로 점유율을 확대하고 있다. 특히 바이낸스, 바이비트, 하이퍼리퀴드 등 주요 거래소에서 무기한 선물 시장 기준 USDC 점유율은 24.03%까지 상승하며 USDT 중심 구조에 균열을 만들고 있다.
파생상품 시장에서는 두 스테이블코인이 공존하는 구조가 형성되고 있다. 2월 22일부터 3월 22일까지 일일 파생상품 거래량은 210억~250억 달러 범위에서 움직였으며 변동성 확대 시에는 300억 달러 수준까지 증가했다. 이 과정에서 USDT와 USDC는 비슷한 비율로 거래량이 확대되며 양쪽 모두에서 성숙한 유동성이 형성된 것으로 분석됐다.
다만 유동성 깊이에서는 여전히 차이가 존재한다. 비트코인-테더(BTC-USDT) 거래쌍 스프레드는 0.05~0.10달러 수준을 유지하는 반면 비트코인-USD코인(BTC-USDC)은 0.15~0.20달러 수준으로 더 넓게 형성된다. 평균 스프레드도 각각 0.013달러와 0.019달러로 USDT가 더 촘촘한 유동성을 제공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USDC 공급 확대에도 불구하고 실제 거래 깊이로는 충분히 전환되지 않았음을 의미한다.
유럽 시장에서는 규제 도입에도 불구하고 스테이블코인 채택이 제한적인 수준에 머물렀다. 유럽연합의 암호자산시장법(MiCA)이 시행됐음에도 유로 기반 스테이블코인 거래량은 월 15억~20억 달러 수준에 그쳤으며 이는 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의 월 1조 달러 규모와 비교할 때 약 200배 차이에 해당한다. 실제 현물 거래 기준으로도 유로 스테이블코인은 월 1억 달러 수준까지 감소하며 채택 확대가 나타나지 않았다. 이는 규제 명확성만으로는 유동성과 네트워크 효과를 대체할 수 없음을 보여준다.
스테이블코인 시가총액은 2020년 500억 달러 미만에서 2026년 3000억 달러 이상으로 증가했으며 이 중 USDT는 약 1840억 달러, USDC는 약 790억 달러 규모를 차지하고 있다. 나머지 스테이블코인은 약 500억 달러 수준으로 시장 영향력이 제한적이다. 특히 2025년 말 이후 USDT 공급은 정체된 반면 USDC는 꾸준히 증가하며 점유율을 확대하는 흐름이 나타났다.
현물 거래 기준 일일 거래량은 400억~600억 달러 수준에서 유지되고 있으며 USDC 공급 증가에도 불구하고 거래 비중은 22~24% 수준에 머물고 있다. 이는 USDC가 거래 수단보다는 기관의 준비자산이나 온체인 담보로 활용되는 비중이 확대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반면 USDT는 여전히 고속 거래와 개인 간 결제 네트워크에서 핵심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종합적으로 스테이블코인은 암호화폐 시장을 하나의 독립된 금융 시스템으로 전환시키는 핵심 인프라로 자리 잡았다. 시장은 현재 USDT와 USDC 중심의 이중 구조로 표준화됐으며 향후 기관 수요 확대에 따라 거래 중심 구조에서 재무·담보 인프라로의 역할 확장이 이어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