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P모건 최고경영자(CEO) 제이미 다이먼이 최근에도 “블록체인 기술은 신뢰하지만 암호자산 투기는 지지하지 않는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하면서, 전통 금융권의 디지털자산 인식 구조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블록체인은 믿지만, 암호자산은 투기”
다이먼은 최근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행사에서 “JP모건은 블록체인의 가장 큰 사용자 중 하나”라며 기술 자체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다만 그는 암호자산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비트코인을 비롯한 디지털자산을 투기적 성격이 강한 자산으로 보고 있으며, 기존 금융 시스템과는 다른 영역으로 인식하고 있다는 점을 다시 한번 드러냈다.
이 같은 발언은 그가 과거부터 유지해온 입장과 크게 다르지 않다.
반복된 비트코인 비판…“범죄·투기” 프레임 유지
다이먼은 여러 공식 석상에서 암호자산에 대해 비판적인 시각을 드러내왔다.
2023년 미 상원 청문회에서는 암호화폐가 범죄나 자금세탁 등에 활용될 수 있다는 점을 언급하며 규제 필요성을 강조했고, 2024년 다보스 세계경제포럼에서는 비트코인을 실질적 가치가 없는 자산에 비유하기도 했다.
또 다른 행사에서는 흡연에 비유해 개인의 선택은 존중하지만 적극적으로 권장하지는 않는다는 입장을 밝히는 등, 투자 자산으로서의 암호화폐에 대해서는 일관되게 거리를 두는 모습을 보여왔다.
현실은 블록체인 적극 활용…JP모건의 ‘Kinexys’
이와는 별개로 JP모건은 블록체인 기반 금융 인프라 구축에는 적극적인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회사는 기존 블록체인 사업부 ‘Onyx’를 ‘Kinexys’로 재편하고, 기관 간 자금 이동과 자산 거래, 유동성 운용 등을 블록체인 환경에서 처리하는 구조를 확대하고 있다. 이러한 플랫폼에서는 은행과 기관 사이의 결제가 실시간으로 이뤄지고, 토큰화된 자산의 이전이나 단기 자금 거래까지 함께 처리되는 방식으로 활용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JPM Coin…은행이 만든 ‘토큰화 예금’
JP모건이 도입한 JPM Coin 역시 이러한 흐름의 연장선에 있다.
이 토큰은 일반적인 스테이블코인과 달리 은행 예금을 기반으로 발행되는 구조를 갖고 있으며, 기관 간 결제나 해외 송금 등에서 활용되고 있다. 기존 금융 시스템 안에서 디지털 형태로 예금을 이동시키는 방식이라는 점에서, 민간 스테이블코인과는 다른 성격을 갖는다는 평가도 나온다.
모순일까, 전략일까
겉으로 보면 다이먼의 발언과 JP모건의 행보는 상반된 것처럼 보일 수 있다. 한편에서는 비트코인과 암호자산을 비판하면서, 다른 한편에서는 블록체인과 토큰화 기반 금융을 확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시장에서는 이를 모순이라기보다 접근 방식의 차이로 보는 시각도 존재한다. 암호자산을 투자 대상으로 바라보는 영역과, 블록체인을 금융 인프라로 활용하는 영역을 구분해 접근하고 있다는 해석이다.
전통 금융의 선택…“코인은 경계, 기술은 채택”
이 같은 흐름은 JP모건뿐 아니라 전통 금융권 전반에서 나타나는 특징으로도 읽힌다.
은행과 기관들은 암호자산 자체에 대해서는 신중한 태도를 유지하면서도,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한 결제 시스템이나 자산 토큰화, 디지털 금융 인프라 구축에는 지속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결국 다이먼의 발언은 단순한 반대 입장이 아니라, 디지털자산을 바라보는 전통 금융의 시각을 보여주는 사례로 해석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