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춘(F2Pool 창업자)이 스페이스X의 첫 유인 화성 비행 좌석을 사들였다. 단순한 우주 여행이 아니라, ‘화성 프로젝트’가 잊히는 것을 막기 위한 상징적 투자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13일 코인텔레그래프에 따르면 왕춘은 지난주 스페이스X가 공개한 2년 일정의 화성 임무에 탑승하기로 했다. 이 임무는 달을 지나 화성을 향해 날아간 뒤 지구로 복귀하는 일정이다. 왕춘은 화성 임무에 앞서 일주일짜리 달 비행 좌석도 따로 확보했다.
그는 엑스(X)에 “내 생전에 화성이 실현될 가능성에 자신이 없다”며 “그래서 내가 뭔가를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적었다. 왕춘의 판단은 단순하다. 미국과 중국의 경쟁 구도 속에서 달 귀환은 결국 추진되겠지만, 화성은 민간 자본이 버티지 않으면 목표가 흐려질 수 있다는 것이다.
왕춘은 이미 우주 프로젝트에 돈을 댄 경험이 있다. 지난해 4월에는 스페이스X의 극지 궤도 비행 ‘프람2(Fram2)’를 후원하고 직접 지휘했다. 당시 승무원 4명은 우주에서 X-ray 촬영과 버섯 재배 실험 등을 진행했다. 이번 화성 임무는 그보다 훨씬 더 먼 목표를 향한다.
그는 2013년 설립한 비트코인(BTC) 채굴 풀 ‘F2Pool’로 이름을 알렸다. mempool.space 자료에 따르면 F2Pool은 현재 글로벌 채굴 시장의 11.85%를 차지하며, 운영 중인 풀 가운데 세 번째로 크다. 왕춘이 우주 분야에도 자본을 투입하는 배경에는, 이미 산업의 ‘초기 판’을 키워본 경험이 깔려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스페이스X의 화성 구상은 단순한 비행을 넘어선다. 회사는 장기적으로 화성에 자급자족형 도시를 세우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이를 위해 100만 명 이상의 인구와 수백만 톤의 화물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연구·탐사용 화물 비행은 2028년 이전에는 시작되지 않을 전망이다.
왕춘은 이번 선택이 기술적 의미를 넘어선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 임무가 화성이 망원경 속 점이 아니라, 인간이 실제로 날아가 살아 돌아올 수 있는 곳이라는 점을 보여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중국 출신으로 몰타 시민권을 가진 그는 제프 베이조스, 리처드 브랜슨, 재러드 아이작만처럼 우주 산업에 투자하던 사업가에서 직접 탑승하는 인물 대열에 합류했다.
우주 산업이 민간 자본 중심으로 재편되는 흐름 속에서, 왕춘의 선택은 화성 프로젝트에 대한 시장의 관심을 다시 끌어올릴 수 있다. 달 경쟁은 국가 주도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지만, 화성은 여전히 ‘돈’과 ‘의지’가 없으면 멀어질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 사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