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채굴업체 ‘아이렌(IREN)’이 스페인 데이터센터 개발사 노스트럼 그룹(Nostrum Group) 인수를 마무리하며 유럽 시장에 첫발을 내디뎠다. 급변하는 비트코인(BTC) 채굴 환경 속에서 ‘AI 클라우드’ 사업으로 수익 구조를 넓히려는 행보다.
IREN은 16일(현지시간) 발표에서 이번 인수로 스페인에서 약 490메가와트(MW)의 전력과 그리드 연결 자산, 개발 파이프라인, 그리고 50명 이상의 엔지니어링·건설·운영 인력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회사의 글로벌 전력 포트폴리오는 약 5기가와트(GW)로 확대됐고, 스페인 자산은 전체의 약 10%에 해당한다.
공동창업자이자 공동 최고경영자(CEO)인 다니엘 로버츠는 스페인이 재생에너지와 광케이블 연결성을 동시에 갖춘 점을 강조했다. 그는 “유럽은 AI 인프라에서 가장 크고 성장 속도가 빠른 시장 중 하나이며, 스페인은 가장 매력적인 진입점 중 하나”라고 말했다.
이번 거래는 채굴 난이도 상승과 비트코인(BTC) 가격 변동성으로 수익성이 흔들리는 상황에서, 보다 예측 가능한 계약 기반 매출을 확보하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IREN은 최근 AI 클라우드 서비스 비중을 빠르게 키우고 있다. 같은 흐름은 유럽 전역의 다른 채굴업체에서도 나타난다. HIVE 디지털은 스웨덴 시설 일부를 AI 컴퓨팅용으로 전환하고 있고, 비트디어는 노르웨이에서 AI 데이터센터 용량을 개발 중이다.
실적도 이런 전환 흐름을 뒷받침한다. IREN은 3월 31일로 끝난 분기에서 비트코인 채굴 매출 1억1120만달러를 기록했지만, AI 클라우드 매출도 3360만달러로 늘었다. 직전 분기와 비교하면 AI 클라우드 매출은 1730만달러에서 크게 증가했고, 채굴 매출은 1억6740만달러에서 줄었다. 회사는 낮아진 평균 BTC 가격과 채굴 장비 철거를 감소 배경으로 들었다.
번스타인 애널리스트들은 IREN이 기존 채굴 시설을 AI 인프라로 전환하면서 장기적으로 비트코인 채굴 비중을 상당 부분 줄일 수 있다고 내다본 바 있다. IREN은 3월 31일 기준 약 15만개의 GPU를 설치했거나 주문 중이라고 밝혔으며, 이는 연 37억달러 규모의 매출 가동 능력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추정도 나온다.
이번 인수는 IREN이 비트코인 채굴 중심 기업에서 AI 인프라 사업자로 변신하는 과정의 중요한 분기점으로 보인다. 유럽 내 전력과 네트워크를 확보한 만큼, 향후 AI 클라우드 사업 확대 속도에 시장의 관심이 쏠릴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