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상원이 연방준비제도(Fed)의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 발행을 2030년 말까지 막는 법안을 통과시키면서, 테더(USDT)와 서클(USDC)이 ‘역대급’ 수혜를 받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정부가 직접 디지털 달러를 만들지 않는 대신 민간 스테이블코인에 길을 터준 셈이다.
미 상원은 최근 해당 조항이 포함된 ‘21세기 ROAD to Housing Act’ 수정안에 89대 10으로 찬성했다. 이 법안에는 연준이 중앙은행 디지털화폐나 이와 ‘실질적으로 유사한’ 디지털 자산을 2030년 12월 31일까지 발행하지 못하도록 하는 내용이 담겼다. 반면 ‘허가가 필요 없는 달러 연동 민간 스테이블코인’은 보호 대상에서 제외돼 사실상 그대로 허용됐다.
스테이블코인 시장, 이미 수천억달러 규모로 성장
이번 조치는 이미 빠르게 커지고 있는 스테이블코인 시장에 더 힘을 실을 전망이다. 현재 스테이블코인의 월간 거래 규모는 수천억달러에 이르고, 시가총액은 3180억달러를 웃도는 수준으로 커졌다. 그 중심에는 여전히 테더(USDT)와 서클이 있다.
테더는 시가총액 1860억달러 이상으로 가장 큰 스테이블코인 자리를 지키고 있고, 서클의 USDC는 750억달러를 넘어섰다. 두 회사가 사실상 글로벌 디지털 달러 유통망의 핵심 역할을 맡고 있는 만큼, 연준발 디지털 달러가 사라진 공백은 이들 민간 사업자에게 더 큰 성장 기회가 될 수 있다.
특히 미국이 정부 주도의 디지털 달러 대신 민간 혁신을 선택하면서, 테더와 서클은 결제망 확대와 파트너십 강화에 속도를 낼 가능성이 크다. 이는 단순한 시장 점유율 경쟁을 넘어, 향후 디지털 결제 인프라의 주도권을 누가 쥘지에 대한 문제로도 이어진다.
트럼프 행정부 기조와도 맞물려
이번 흐름은 트럼프 행정부의 암호화폐 정책 방향과도 맞닿아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월 연방 차원의 CBDC 개발을 중단시키는 행정명령에 서명했고, 최근에는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도 미국 디지털 달러가 ‘논외’라고 못 박았다.
대신 정책의 초점은 스테이블코인 규제와 디지털 자산 시장 구조를 정리하는 쪽으로 옮겨가고 있다. 시장에서는 이번 상원 표결이 단순한 규제 이슈를 넘어, 미국이 향후 디지털 달러 경쟁에서 민간 주도 모델을 택했다는 신호로 해석하고 있다. 다만 법안은 아직 하원 최종 승인과 대통령 서명을 남겨두고 있어, 실제 효력 발생까지는 추가 절차가 필요하다.
그럼에도 이번 결정이 그대로 확정될 경우, 미국의 스테이블코인 시장은 테더(USDT)와 서클을 중심으로 더 빠르게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 정부가 직접 나서지 않는 사이 민간 ‘달러’가 세계 표준 자리를 먼저 차지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이번 법안은 암호화폐 업계에 적지 않은 분기점이 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