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플(XRP)이 달러당 1.13달러 선에서 횡보를 이어가는 가운데, 거래소 내 공급량이 7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지고 기관 자금이 꾸준히 유입되면서 시장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기술적 약세 신호와 펀더멘털 개선이 동시에 나타나는 이중 구도 속에서 투자자들의 신중한 판단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XRP 현재가 1.1378달러… 지지선·저항선 어디에
코인마켓캡 기준 6월 21일 21시(UTC) 현재 XRP 가격은 1.1378달러를 기록 중이다. 24시간 거래량은 약 7억 6,338만 달러이며, 같은 기간 가격은 0.55% 하락했다. 7일 등락률은 사실상 보합(+0.015%)에 머물렀지만, 30일 기준으로는 15.12%, 90일로는 20.87% 내리며 중기 하방 압력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상태다. 시가총액은 706억 달러 수준으로 전체 암호화폐 시장에서 6위를 유지하고 있다. 유통 공급량은 약 620억 5,390만 XRP이며, 최대 발행량 1,000억 XRP 대비 완전희석가치(FDV)는 약 1,137억 8,439만 달러에 달한다.
기술적 분석 측면에서는 주요 분기점에 놓여 있다. 매수 세력은 1.10~1.11달러 구간을 지지선으로 방어하고 있으며, 직상단 저항은 1.20달러, 데일리 차트 기준 상단 저항은 1.29달러로 설정된다. U.Today는 XRP의 1시간 차트에서 50시간 이동평균선이 200시간 이동평균선을 하향 돌파하는 '데스 크로스'가 포착됐다고 보도해 단기 매도 압력이 남아 있음을 시사했다.
상방 시나리오로는 1.20~1.29달러를 강하게 돌파할 경우 일간 200일 이동평균인 1.54달러, 이후 2달러까지 열릴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반면 현재 지지선이 무너진다면 1.00달러가 다음 핵심 지지선으로 부각된다.
ETF 순유입 17억 달러 육박… 거래소 공급량은 7년 최저
가격 횡보에도 불구하고 기관 자금의 유입 흐름은 뚜렷하다. 6월 셋째 주(6월 18일 종료 기준) XRP 관련 현물 ETF 상품에는 주간 순유입 1,066만 달러가 기록됐으며, 누적 순유입액은 약 14억 5,000만 달러에 달한다. 이 중 하루 단일 유입액으로는 1,711만 달러가 집계된 날도 있었는데, 이는 약 두 달 만에 가장 큰 하루 유입 규모다. 이로써 XRP ETF의 총 운용자산(AUM)은 10억 6,000만 달러를 넘어섰다.
공급 측면에서도 주목할 만한 변화가 감지된다. 중앙화 거래소에 예치된 XRP 물량이 약 16억 XRP로 줄어 7년 만의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이는 2025년 10월 대비 약 50% 감소한 수치다. 거래소 공급이 줄어들면 신규 매수 수요가 유입될 때 가격 민감도가 높아지는 구조가 형성된다.
RLUSD·MXNB·플러터웨이브… 결제 인프라 확장 가속
리플의 생태계 확장도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리플의 달러 스테이블코인 RLUSD는 마스터카드의 스테이블코인 결제 네트워크에 통합되며 기관 결제 채널로의 진입을 본격화했다. 멕시코 페소화 연동 스테이블코인 MXNB는 리플이 비트소(Bitso)와 협력해 XRP 레저 위에 발행한 것으로, 멕시코를 포함한 중남미 국가 간 크로스보더 정산에 활용될 예정이다.
아프리카 핀테크 유니콘 플러터웨이브(Flutterwave)와의 협업도 공식화됐다. 리플은 플러터웨이브의 시리즈 E 투자에 참여했으며, 플러터웨이브는 리플 페이먼츠 및 XRP 레저를 통해 아프리카 역내 스테이블코인 기반 국경 간 결제를 처리하게 된다. 이번 파트너십은 XRPL이 실물 결제 인프라로서 입지를 넓혀가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xrpld 3.2.0 업데이트·렌딩 프로토콜 보안 검증
프로토콜 차원에서도 의미 있는 업데이트가 이뤄졌다. XRP 레저의 서버 소프트웨어가 기존 'rippled'에서 'xrpld'로 공식 명칭을 변경(XLS-0095 적용)했으며, 버전 3.2.0이 배포됐다. 이번 업데이트는 2년 이상 활성화된 구식 어맨드먼트를 정리하고 libxrpl의 모듈화 작업을 지속하는 한편, fixCleanup3_2_0 어맨드먼트를 도입해 단일 자산 볼트, 렌딩 프로토콜, 퍼미션드 DEX, 멀티퍼포즈 토큰(MPT), 퍼미션드 도메인 등에서 발견된 버그를 일괄 수정했다.
보안 측면에서는 블록체인 검증 전문 기업 커먼 프리픽스(Common Prefix)가 RippleX와 협력해 XRPL 렌딩 프로토콜의 핵심 구성 요소를 형식 검증(Formal Verification) 언어인 Lean4로 검증하는 작업에 착수했다. 이는 렌딩과 볼트 기능이 본격 가동되기 전 수학적 정확성을 확보하려는 조치로, 기관 DeFi 진입에 앞선 신뢰 구축 전략으로 해석된다.
AI 에이전트가 XRP로 결제… XRPL AI 스타터 킷 공개
리플은 AI 에이전트가 XRP와 RLUSD를 활용해 자율적으로 결제를 처리할 수 있는 'XRPL AI 스타터 킷'을 출시했다. x402 프로토콜을 기반으로 하는 이 도구는 머신투머신(M2M) 결제와 자동화 정산을 겨냥하며, XRP의 활용 범위를 소매 거래 및 전통 송금을 넘어 AI 기반 자동화 결제 영역으로 넓히는 시도다. 리플이 결제 인프라, 기관 DeFi, AI 통합이라는 세 축을 동시에 구축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움직임이다.
CLARITY법 상원 통과 여부가 제도권 확대의 분수령
제도적 환경도 XRP의 중기 전망에 영향을 미치는 핵심 변수다. 미국 의회에서 추진 중인 CLARITY법(디지털 상품 규제 명확화 법안)은 위원회 심사를 통과했으며 현재 상원 본회의 표결을 앞두고 있다. 통과를 위해서는 60표 이상이 필요하다. 이 법안은 XRP를 디지털 상품으로 분류해 기관이 미국 국채 토큰화 정산 등 기업용 사례에 XRP를 활용하는 데 필요한 법적 근거를 마련한다는 점에서 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다.
스탠다드차타드은행은 ETF 유입 지속과 미국의 우호적인 규제 환경을 전제로 XRP 목표가를 8달러로 제시하고 있다. 트레이딩뷰 기반 기술 분석가들은 대칭 삼각형 돌파 시나리오에서 3.30~8.50달러 범위를 언급하며, 장기 사이클 분석에서는 2030년 26달러까지 거론되기도 한다. 다만 이 모든 수치는 ETF 성장과 광범위한 생태계 채택이 실현될 경우를 전제한 시나리오 분석으로, 확정된 전망이 아님을 유의해야 한다.
XRP는 현재 기술적으로는 방향성을 잡지 못한 채 박스권에 머물고 있지만, 거래소 공급 감소, 기관 ETF 유입, 생태계 개발이라는 세 가지 흐름이 동시에 진행 중이다. 1.20달러 저항 돌파 여부와 미국 규제 입법 향방이 향후 추세의 방향을 결정짓는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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