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라이프의 페이팔(PYPL) 인수 추진이 약 530억 달러(약 78조 5,089억 원) 규모로 거론되면서 ‘스테이블코인’과 결제 인프라 주도권을 둘러싼 경쟁이 다시 부각되고 있다. 단순한 기업 결합을 넘어 디지털 결제의 핵심 ‘파이프라인’을 누가 쥐느냐가 관건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이번 인수 논의는 글로벌 결제 시장 구조를 뒤흔들 수 있는 시나리오로 평가된다. 페이팔은 4억 명 이상의 사용자와 벤모(Venmo)를 포함한 강력한 소비자 네트워크를 보유하고 있고, 스트라이프는 광범위한 가맹점 결제 인프라를 장악하고 있다. 양사가 결합할 경우 ‘가맹점 수용력’과 ‘소비자 접근성’이 동시에 통합되며 스테이블코인의 대중화가 급격히 확산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스테이블코인 경쟁 아닌 ‘인프라 전쟁’
업계에서는 이번 인수를 단순한 토큰 경쟁이 아닌 인프라 통합 관점에서 바라본다. 무브먼트랩스 CEO 토랍 토라비는 “지갑 이름보다 실제 결제를 처리하는 인프라가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즉, 어떤 스테이블코인을 쓰느냐보다 ‘누가 결제 흐름을 통제하느냐’가 핵심이라는 의미다.
스트라이프는 이미 블록체인 기반 결제 확장에 적극적이다. 2024년 브리지(Bridge)를 약 11억 달러에 인수했고, 자체 블록체인 ‘템포(Tempo)’도 출시했다. 여기에 코인베이스($COIN), 마스터카드($MA), 비자($V), 블랙록($BLK) 등이 참여한 ‘오픈USD(OpenUSD)’ 프로젝트에도 합류하면서 디지털 달러 표준 경쟁에 본격 참여하고 있다.
PYUSD vs OpenUSD, 승자는?
인수 성사 시 가장 큰 관심은 페이팔의 스테이블코인 ‘PYUSD’의 향방이다. 씨티는 보고서에서 “PYUSD가 추가되면 발행부터 결제, 유통까지 통합된 ‘완전 수직형 디지털 달러 구조’가 탄생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변수도 존재한다. 스트라이프는 이미 오픈USD를 기본 결제 스테이블코인으로 채택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이 경우 자체 생태계를 강화하기 위해 PYUSD 대신 오픈USD 중심 전략으로 전환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t-0 CEO 제임스 브라운리는 “PYUSD는 페이팔이 아니라 팍소스가 발행한다”며 “스트라이프가 자체 인프라를 활용해 오픈USD로 전환을 유도할 유인이 충분하다”고 분석했다.
반면 다른 시각도 있다. 토라비는 “페이팔의 진짜 가치는 코인이 아니라 수억 명의 사용자 기반”이라며 “기존 이용자가 보유한 스테이블코인을 쉽게 바꾸지는 않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누가 파이프를 쥐는가’ 시장 판도 좌우
전문가들은 이번 인수 논의의 본질을 ‘토큰 경쟁’이 아닌 ‘결제 인프라 장악’으로 본다. 미스틴랩스의 루이사 바이 역시 “핵심은 파이프를 누가 통제하느냐”라고 짚었다.
스트라이프가 페이팔을 인수하면 브리지, 템포, 오픈USD, PYUSD가 하나의 인프라 아래 묶이며 대규모 구조적 통합이 이뤄질 수 있다. 이 경우 수수료 인하, 결제 인센티브 제공 등으로 특정 스테이블코인의 사용을 자연스럽게 유도할 수 있다.
알케미의 니암 번은 “오픈USD가 의미 있는 채택을 얻는다면 템포의 전략적 가치도 크게 상승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USDT·USDC 아성 단기간 흔들기 어려워
다만 단기적으로 시장 지형이 급변할 가능성은 낮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현재 스테이블코인 시장은 테더(USDT)와 서클의 USDC가 약 84%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씨티는 “USDC는 이미 기관 수준의 크로스체인 기능이 검증됐지만 템포는 아직 초기 단계”라며 기술 격차를 지적했다. 특히 테더(USDT)는 약 60% 점유율로 압도적 위치를 유지하고 있으며, 신흥 시장과 개인 투자자 기반에서 강력한 유동성을 확보하고 있다.
결국 단기 승부는 기존 강자에게 유리하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 전문가들은 유동성도 부족하고 유통 채널도 제한적인 ‘중간급 스테이블코인’들이 가장 큰 압박을 받을 것으로 보고 있다.
스트라이프와 페이팔의 결합 여부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지만, 이번 논의는 스테이블코인 시대의 승부가 ‘코인’이 아닌 ‘결제 인프라’에서 결정된다는 점을 분명히 보여주고 있다.
🔎 시장 해석
스트라이프의 페이팔 인수 논의는 단순 M&A가 아니라 ‘결제 인프라 패권 경쟁’으로 해석됨.
소비자 네트워크(페이팔)와 가맹점 결제망(스트라이프)이 결합할 경우 스테이블코인 대중화의 핵심 경로가 하나로 통합될 가능성 존재.
스테이블코인의 승부는 코인 자체보다 결제·유통 흐름을 누가 통제하는지가 핵심.
💡 전략 포인트
PYUSD(페이팔) vs OpenUSD(스트라이프 컨소시엄) 간 주도권 경쟁이 핵심 변수.
통합 시 특정 스테이블코인에 수수료 혜택·인센티브를 몰아주는 방식으로 생태계 장악 가능.
단기적으로는 USDT·USDC의 지배력이 유지되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인프라 기반 신규 강자가 부상할 여지 존재.
특히 중간 규모 스테이블코인이 가장 큰 경쟁 압박을 받을 가능성 높음.
📘 용어정리
스테이블코인: 달러 등 법정화폐 가치에 연동된 가격 안정형 암호화폐.
결제 인프라: 실제 자금 이동·정산을 처리하는 백엔드 시스템 및 네트워크.
OpenUSD: 스트라이프·코인베이스·비자 등이 참여하는 디지털 달러 프로젝트.
PYUSD: 페이팔 기반 스테이블코인(발행은 팍소스 담당).
수직 통합: 발행-유통-결제까지 하나의 기업이 통합 운영하는 구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