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농어촌특별세 세수는 주식시장 거래 급증의 영향으로 18조5천억원 안팎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며, 이에 따라 정부가 늘어난 재원을 농어촌 기본소득 사업의 안정적 추진과 확대에 활용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농어촌특별세는 농어촌의 경쟁력 강화와 기반 확충을 위해 쓰도록 만든 목적세다. 코스피 상장주식 거래액의 0.15%를 비롯해 취득세의 10%, 종합부동산세의 20% 등 일정 비율을 덧붙여 걷는 구조인데, 올해는 증시 활황으로 거래 대금이 크게 불어나면서 세수도 예상보다 가파르게 증가했다. 박순연 농림축산식품부 기획조정실장은 16일 청와대에서 열린 하반기 업무보고에서 이재명 대통령에게 올해 농특세 수입이 18조5천억원 수준이 될 것으로 보고했다. 이는 정부가 지난해 본예산 편성 때 예상한 8조5천억원을 크게 웃돌고, 올해 추가경정예산 편성 당시 추계한 13조6천억원보다도 약 5조원 많은 규모다. 지난해 실제 걷힌 9조2천억원과 비교해도 두 배를 넘는다.
정부 안팎에서는 이렇게 불어난 세수가 핵심 농정 과제로 추진 중인 농어촌 기본소득의 재원 논의를 앞당길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 대통령도 업무보고 자리에서 작년 본예산 대비 세수가 두 배가량 늘어 재정 여력이 생긴 것 같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농어촌 기본소득이 지속 가능한 제도로 자리 잡으면 도시 주민의 삶의 설계까지 바꿀 수 있는 강한 유인책이 될 수 있다며, 결국 중요한 것은 안정적인 재원 확보와 정교한 제도 설계라고 강조했다. 이는 단순한 현금성 지원을 넘어 지방 인구 분산과 지역 정착을 유도하는 정책 수단으로 보겠다는 뜻에 가깝다.
농어촌 기본소득은 선정된 지역에 실제로 거주하는 주민 전원에게 매달 15만원을 지역사랑상품권으로 지급하는 제도다. 현재는 인구감소지역으로 지정된 전국 69개 군 가운데 17개 군에서 시범 사업이 진행되고 있으며, 투입 예산은 총 3천47억원이다. 제도의 법적 근거가 될 농어촌기본소득법 제정안은 지난 3월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를 통과했고, 농림축산식품부는 연내 국회 본회의 통과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 대통령은 현재 대상 지역이 전체 인구감소지역의 4분의 1 수준에 그치지만 현장 수요는 매우 높다며, 법 제정 못지않게 재원을 어떻게 마련할지가 핵심이라고 짚었다.
정책 효과를 둘러싼 정부의 기대도 적지 않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시범 사업 도입 이후 대상 지역 인구는 4.9% 늘었고 신규 창업도 585건 증가했다. 이 대통령은 지방소멸을 막고 인구를 분산시키며 새 일자리까지 만들어낼 수 있다면 농촌이 충분히 살 만한 공간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특히 사업 지속 여부와 관련해서는 철저한 검증은 필요하지만 계속 추진하는 방향 자체는 사실상 분명하다는 뜻을 내비쳤다. 이 같은 흐름은 앞으로 농특세 세수 증가세가 얼마나 이어지느냐, 그리고 관련 법안이 국회를 통과하느냐에 따라 농어촌 기본소득의 전국 확대 논의로 연결될 가능성이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