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투자등급 회사채 발행이 인공지능(AI) 투자와 차환 수요를 타고 2026년 1조8000억 달러(약 2493조원) 규모로 늘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수요는 아직 공급을 받아내고 있지만, 신용 스프레드가 낮아 시장 충격에 대한 완충력은 제한적이라는 평가가 뒤따른다.
JP모건자산운용(J.P. Morgan Asset Management)은 공개 전망 자료에서 2026년 투자등급 회사채 발행이 1조8000억 달러에 이를 수 있다고 밝혔다. 같은 자료는 투자자 수요가 여전히 견조하고, 투자등급 회사채 시장이 늘어난 공급을 흡수할 수 있다는 판단을 담았다.
켈시 베로(Kelsey Berro) JP모건자산운용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고등급 회사채 발행이 늘어도 시장이 이를 소화할 수 있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베로는 JP모건자산운용의 GFICC와 미국 금리 팀에서 일한다.
SIFMA는 2026년 1~7월 미국 회사채 발행액을 1조6810억 달러(약 2328조원)로 집계했다. 공급 부담이 단기 이벤트가 아니라 올해 누적된 흐름이라는 점을 보여주는 수치다.
발행 확대의 배경에는 AI 인프라 투자, 기존 채무 차환, 인수합병 관련 자금 조달이 있다. 데이터센터와 클라우드 증설에는 장기 자금이 필요하고, 대형 기업은 통상 회사채 시장을 통해 만기와 금리를 조절한다.
투자등급 회사채는 신용등급이 비교적 높은 기업이 발행하는 채권이다. 국채보다 높은 금리를 주는 대신 기업 신용위험을 부담해야 하며, 경기와 금리 전망이 바뀔 때 스프레드가 빠르게 움직일 수 있다.
FRED의 ICE BofA 미국 회사채 지수 옵션조정스프레드는 8월 20일 기준 0.82%였다. 스프레드는 국채 대비 회사채가 제공하는 추가 보상으로, 폭이 낮을수록 투자자가 신용위험을 감수하고 받는 보상이 줄어든다.
수요를 받치는 요인은 절대금리다. JP모건자산운용은 투자자들이 여전히 수익률을 찾고 있으며, 높은 출발 수익률이 투자등급 회사채 수요를 뒷받침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스프레드가 역사적 범위의 낮은 쪽에 있다는 점은 부담이다. 공급을 흡수할 수 있다는 판단과 시장이 충격에 강하다는 판단은 같은 뜻이 아니다.
시장 해석도 갈린다. JP모건자산운용은 절대금리와 투자자 수요를 근거로 공급 흡수 가능성을 제시한 반면, 크립토브리핑은 스프레드가 낮은 상황에서는 투자심리가 흔들릴 경우 가격 조정 여지가 작다고 짚었다.
AI 투자 자금 조달도 채권시장 수급의 핵심 변수로 올라섰다. 로이터는 AI 데이터센터 투자 등으로 미국 회사채 공급이 늘고 있다고 전했고, 블룸버그는 알파벳(Alphabet)의 250억 달러(약 34조6000억원) 발행이 강한 수요를 확인시켰다고 보도했다.
대형 기술기업의 차입은 개별 기업의 조달 문제를 넘어 미국 채권시장 전반의 수급에 영향을 주는 흐름으로 번지고 있다. 본지도 앞서 AI 설비투자 확대가 회사채 시장의 집중도를 높이고 있다고 전했다.
한국 투자자에게도 미국 회사채 시장은 배경 변수다. 미국 국채와 고등급 회사채 수익률이 높게 유지되면 위험자산 선호가 영향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이번 사안에서 비트코인(BTC), 이더리움(ETH) 등 주요 가상자산 가격과의 직접 연결은 확인되지 않았다. 앞서 본지는 장기채 ETF 가격 하락과 AI 차입 확대가 겹친 흐름을 다룬 바 있다.
현재 확인된 핵심은 고등급 회사채 공급이 늘고 있고, 수요가 아직 이를 받아내고 있다는 점이다. 스프레드가 낮은 구간에서는 같은 공급도 투자심리 변화에 따라 다른 가격 반응으로 이어질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