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재무부의 장기 국채 바이백 확대 이후 암호화폐 파생상품 시장에서 24시간 기준 16억 달러(약 2조2128억원)가 넘는 청산이 발생했다. 비트코인(BTC)은 장중 7만9000달러(약 1억925만원)까지 올라 3개월 만의 고점을 기록했다.
미 재무부는 19일 장기 명목 국채 유동성 지원용 바이백 규모를 회당 20억 달러(약 2조7660억원)에서 최소 40억 달러(약 5조5320억원)로 늘린다고 밝혔다. 대상은 10~20년물과 20~30년물이며, 확대 조치는 9월 9일부터 11월 4일까지 적용된다.
코인메트릭스(Coin Metrics)는 25일 ‘스테이트 오브 더 네트워크’ 보고서에서 당시 시장이 낮은 실현변동성과 누적 파생 포지션으로 취약한 상태였다고 분석했다. 재무부 발표가 장기금리와 달러 흐름을 건드리면서 쇼트스퀴즈가 발생했다는 설명이다.
쇼트스퀴즈는 가격 하락에 베팅한 투자자가 손실을 줄이기 위해 되사는 과정에서 가격 상승이 더 커지는 현상이다. 파생상품 포지션이 한쪽으로 몰린 상태에서는 작은 정책 신호도 강제 청산과 매수 주문을 동시에 불러 가격 변동을 키울 수 있다.
이번 움직임은 BTC 단독 반등에 그치지 않았다. 이더리움(ETH)과 유동성이 큰 주요 알트코인, 암호화폐 관련 주식으로도 매수세가 번졌다.
로이터는 코인베이스($COIN), 스트레티지(Strategy), 캐너안(Canaan), 서클(Circle), 로빈후드($HOOD) 등이 강세를 보였다고 전했다. 당시 BTC는 7만 달러선을 다시 넘었고, ETH도 3개월여 만의 고점으로 올랐다.
다만 이번 재무부 조치는 양적완화(QE)와 다르다. 연방준비제도(연준)가 통화정책 목적으로 새 유동성을 공급해 자산을 사들이는 방식이 아니라, 재무부가 장기물 시장의 유동성과 채무 구성을 관리하는 장치에 가깝다.
코인데스크(CoinDesk)는 이번 조치가 수일 사이 BTC 약 25% 상승과 약 40억 달러(약 5조5320억원) 규모의 약세 포지션 청산으로 이어졌다고 전했다. 이 수치는 코인메트릭스가 제시한 24시간 기준 16억 달러 청산액과 집계 기간이 다르다.
채권시장에서는 신중론도 나왔다. 로이터는 재무부 조치가 즉각적인 안도감을 줬지만 인플레이션, 재정적자, 장기 국채 공급 부담을 해소하지는 못했다고 전했다.
30년물 금리는 발표 직후 내려갔으나 다시 2007년 이후 고점 부근으로 되돌아갔다. 재무부 바이백이 장기물 수급 불안을 완화할 수는 있어도 금리 방향을 단독으로 결정하는 조치는 아니라는 평가다.
미국 재무부의 장기 국채 바이백 확대는 앞서 국채 공매도 논쟁으로도 번졌다. 회당 매입 규모가 최소 40억 달러로 커지면서 위험자산 투자자들도 장기금리와 달러 유동성 변화를 함께 보게 됐다.
현물 BTC ETF 자금 흐름도 반등 이후 붙었다. 파사이드 인베스터스(Farside Investors)의 일별 집계에 따르면 미국 현물 BTC ETF는 19일 5억1720만 달러(약 7153억원), 20일 6억630만 달러(약 8385억원) 순유입을 기록했다.
코인메트릭스는 같은 주 BTC ETF 순유입을 17억 달러(약 2조3511억원), 거래소 BTC 유출을 30억7000만 달러(약 4조2458억원)로 집계했다. 일별 ETF 표와 주간 집계는 기준 기간이 달라 같은 수치로 비교하기 어렵다.
규제 기대도 같은 날 겹쳤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9일 백악관 행사에서 의회가 디지털자산 시장구조 법안인 클래리티 법안의 공정한 버전을 통과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반등은 재무부의 ‘유동성 공급’ 자체보다 장기금리 하락, 달러 흐름, 파생 포지션 정리가 맞물린 결과로 풀이된다. 이후 시장은 9월 9일 시작되는 장기물 바이백 확대와 11월 4일까지 이어지는 적용 기간 동안 ETF 자금 흐름, 거래소 BTC 잔고 변화를 함께 확인하게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