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BTC) 채굴업체 스피어 3D(Sphere 3D, $ANY)가 2022년 구매한 채굴 장비를 두고 최대 220만 달러(약 30억원) 규모의 보충 관세 부담 가능성을 공시했다. 아직 확정 채무는 아니지만, 6월 말 회사 현금 잔액과 비교하면 부담이 작지 않은 규모다.
스피어 3D는 24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8-K에서 미국 세관국경보호국(CBP)이 일부 비트코인 채굴 장비를 중국산으로 보고 보충 수입 관세를 주장했다고 밝혔다. 회사는 판매자가 수입 당시 제출한 원산지 증명서와 제조 증명서를 근거로 CBP 주장에 반박하고, 이의제기 절차를 밟겠다고 했다.
관세액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회사는 CBP 주장이 받아들여질 경우 해당 장비에 대한 관세 부담이 법정이자를 제외하고 약 220만 달러까지 늘어날 수 있다고 공시했다. 실제 납부 여부와 금액은 CBP 절차 결과에 따라 달라진다.
CBP는 미국의 관세 부과와 통관 집행을 담당하는 기관이다. 수입품 원산지 판단은 품목별 관세율과 추가 관세 적용 여부를 가르는 핵심 기준이 된다. 특히 중국산으로 분류될 경우 기존 관세 외에 별도 보충 관세가 붙을 수 있다.
이번 분쟁의 출발점은 2022년 구매한 채굴 장비다. 스피어 3D는 장비 수입 당시 판매자가 낸 서류를 근거로 비중국산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CBP는 해당 장비의 원산지를 중국으로 보고 추가 관세를 문제 삼았다.
회사 공시에는 자회사명, 판매처, 장비 모델, 통관 번호, 구체적인 이의제기 기한은 담기지 않았다. 따라서 현재 확인된 쟁점은 장비 원산지와 최대 관세 노출액, 회사의 이의제기 방침으로 좁혀진다.
문제는 회사의 현금 규모다. 스피어 3D가 14일 공개한 2분기 실적 발표에 따르면 6월 30일 기준 현금과 현금성자산은 283만3000달러(약 39억원), 비트코인 보유분은 120만 달러(약 17억원)였다. 잠재 관세 220만 달러는 이 현금 잔액의 약 78%에 해당한다.
2분기 손실도 이어졌다. 회사의 2분기 순손실은 1380만 달러(약 191억원)였다. 같은 기간 유동부채는 591만6000달러(약 82억원)로 집계됐다.
스피어 3D는 앞서 1분기에도 비트코인을 팔아 운영자금을 충당하고 순손실을 기록했다. 당시 회사는 반복된 손실과 영업활동 현금흐름 적자, 해시레이트 수준을 근거로 추가 자금 조달에 실패하면 계속기업으로 존속할 능력에 중대한 의문이 있다고 밝혔다.
이번 공시는 사업 재편과 같은 시점에 나왔다. 스피어 3D 주주들은 24일 특별총회에서 법인 소재지를 온타리오에서 브리티시컬럼비아로 옮기는 안과 사명을 다크호스 테크놀로지스(DarkHorse Technologies Inc.)로 바꾸는 안을 승인했다. 총회에는 발행주식 764만1767주 중 351만6019주가 참석해 정족수를 채웠다.
사명 변경안은 찬성 348만8987표, 반대 1만7403표로 통과됐다. 법인 이전안은 찬성 214만1957표, 반대 2만3546표로 가결됐다. 회사 주식은 후속 절차가 끝날 때까지 나스닥에서 기존 티커 ANY로 거래된다.
스피어 3D는 채굴 사업에만 머물지 않고 AI·고성능컴퓨팅(HPC) 인프라로 사업 축을 넓히고 있다. 회사는 2분기 발표에서 비트디어(Bitdeer)와 테네시·켄터키 3개 부지에 걸친 30MW 공동 채굴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캐시드라 비트코인(Cathedra Bitcoin) 결합 이후 미국 내 여러 데이터센터 부지에서 약 53MW 운영 전력 용량을 보유하고 있다고도 설명했다.
채굴업계에서 장비 조달과 통관은 비용 구조에 직접 영향을 미친다. 채굴기는 대량 구매와 해외 제조·운송이 일반적이어서 원산지 분류, 통관 서류, 관세율 변경에 따라 실제 투입 비용이 달라질 수 있다. 전력비와 장비 효율이 수익성을 좌우하는 업종 특성상 일회성 비용도 현금 흐름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국내 투자자에게도 이번 사안은 단순 해외 관세 분쟁에 그치지 않는다. 미국 상장 채굴사의 재무 여력, 비트코인 보유분 활용, AI 인프라 전환 속도가 함께 맞물린 사례이기 때문이다. 다만 관세 부담은 아직 확정 손실이 아니며, 회사가 공시한 수치는 법정이자를 제외한 최대 노출액이다.
스피어 3D는 CBP 주장에 대해 이의제기 절차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후속 절차 결과에 따라 실제 납부 여부와 금액이 정해지고, 사명 변경과 법인 이전은 승인된 주주 결의에 따라 별도 후속 절차를 거치게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