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NVDA)가 서버 CPU 베라(Vera)의 리눅스 커널 컴파일 성능이 에이엠디($AMD) 에픽(EPYC) 9655P보다 최대 22% 빠르다고 제시했다. AI 인프라 경쟁의 축이 GPU 공급량을 넘어 CPU 지연시간과 메모리 대역폭으로 넓어지는 흐름이다.
엔비디아는 미국 현지시간 24일 스탠퍼드대 메모리얼 오디토리엄에서 열린 핫 칩스 2026 세션에서 베라 CPU 구조를 소개했다. 회사 공식 행사 페이지는 베라를 에이전트형 AI 시대용 프로세서로 설명하고 △88개 커스텀 올림푸스 코어 △176스레드 △1.2TB/s LPDDR5X 메모리 대역폭을 주요 사양으로 제시했다.
톰스하드웨어(Tom’s Hardware)는 엔비디아 발표 자료를 토대로 베라가 에픽 9655P 대비 리눅스 커널을 네이티브 AArch64 대상으로 컴파일할 때 22% 빠른 결과를 냈다고 보도했다. x86 크로스컴파일에서는 14%, 브라우저 인스턴스 확장 구간에서는 24% 앞섰다는 수치도 함께 전했다.
다만 이 비교는 엔비디아가 고른 벤치마크 조건에서 나온 결과다. 코드 컴파일, 브라우저 인스턴스, 샌드박스 실행 같은 작업은 에이전트형 AI 환경의 일부를 반영하지만, 모든 서버 워크로드의 우열을 그대로 뜻하지는 않는다.
에픽 9655P는 에이엠디 공식 제품 페이지 기준 96코어, 192스레드, 384MB L3 캐시를 갖춘 1소켓 서버 CPU다. 기본 TDP는 320W이며 구성 가능 TDP는 320~400W로 제시됐다.
베라는 코어 수와 스레드 수에서는 에픽 9655P보다 적다. 엔비디아는 대신 단일 스레드 성능, 코어당 메모리 대역폭, 공간 멀티스레딩을 앞세워 AI 에이전트 작업에서 CPU 병목을 줄일 수 있다고 설명한다.
에이전트형 AI는 답변 생성에 그치지 않고 코드를 실행하고, 외부 도구를 호출하며, 작업 상태를 유지하는 시스템을 뜻한다. 이 과정에서 모델 호출 사이의 작업이 CPU 부하로 이어지고, CPU 처리가 늦어지면 GPU도 다음 연산을 기다릴 수 있다.
본지는 앞서 베라 CPU가 대형 모델 연산 주변의 코드 실행과 데이터 처리를 맡는 구조를 전했다. 이번 핫 칩스 발표는 그 역할을 성능 수치와 벤치마크로 다시 설명한 자리다.
베라는 엔비디아가 그레이스(Grace) 이후 내놓은 커스텀 서버 CPU다. 엔비디아 뉴스룸은 베라가 에이전트형 AI, 강화학습, 데이터 처리용 CPU이며 단독 서버와 베라 루빈(Vera Rubin) 시스템의 호스트 CPU로 쓰인다고 밝혔다.
베라 루빈 NVL72는 루빈 GPU 72개와 베라 CPU 36개를 묶는 랙스케일 플랫폼으로 소개됐다. 엔비디아는 개별 칩보다 GPU, CPU, 네트워킹, 메모리를 하나의 인프라 스택으로 결합하는 방향을 강조하고 있다.
에이엠디는 비교 기준을 다르게 잡고 있다. 에이엠디는 공식 글에서 에이전트형 AI에는 개별 칩 성능보다 랙 단위 CPU 처리량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에이엠디는 100kW 랙 모델에서 에픽 9965와 차세대 베니스(Venice)가 베라보다 높은 처리량을 낼 수 있다는 주장도 내놨다. 엔비디아가 특정 작업의 지연시간과 대역폭을 강조했다면, 에이엠디는 배치 가능한 x86 인프라와 랙스케일 처리량을 내세운 셈이다.
독립 벤치마크를 둘러싼 유의점도 남아 있다. 포로닉스(Phoronix)는 앞서 베라가 리눅스 커널 컴파일에서 강한 결과를 냈다고 평가했지만, 시험 범위가 엔비디아가 허용한 워크로드로 제한됐다고 적었다.
국내 독자에게는 AI 반도체 경쟁이 GPU만으로 설명되지 않는다는 점이 핵심이다. HBM과 패키징, 네트워크에 이어 CPU 지연시간과 메모리 대역폭도 AI 인프라 효율을 가르는 요소로 부상했다.
국내 반도체 공급망도 이 흐름과 맞물려 있다. 본지는 앞서 HBM4 상업 출하와 고객사별 공급 계약은 구분해 볼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베라와 에픽의 우열은 어떤 작업을, 어떤 단위에서, 어떤 전력 조건으로 비교하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핫 칩스 2026은 미국 현지시간 23일부터 25일까지 열렸고, 엔비디아는 이번 세션에서 베라를 에이전트형 AI용 CPU로 다시 전면에 세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