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금 상관관계 6년래 최고…나스닥과는 탈동조
앙드레 드라고슈 비트와이즈 유럽 리서치 총괄이 8월 미 국채시장 개입 이후 비트코인·금 상관관계 강화를 데이터로 짚었다
비트코인과 금의 90일 이동상관계수가 6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올라섰다. 같은 기간 비트코인과 나스닥100지수의 상관계수는 1년래 최저로 떨어졌다. 비트코인을 '레버리지가 걸린 기술주'로 보던 기존 인식이 흔들리는 조짐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앙드레 드라고슈(André Dragosch) 비트와이즈 유럽 리서치 총괄은 비트와이즈 자산운용과 블룸버그 단말기 자료를 근거로 2015년 4월부터 2026년 8월 31일까지 비트코인과 금의 90일 이동상관계수를 분석한 결과라고 밝혔다. 그는 현물 금 가격을 기준으로 삼았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미국 10년물과 30년물 국채금리가 오르자 스콧 베센트 미국 재무장관이 장기채 매입을 늘리는 방식으로 시장에 개입했다. 이 조치는 정부가 수익률 곡선을 직접 관리하는 새로운 국면에 들어섰다는 신호로 읽혔다.
개입 이후 비트코인은 2024년 3월 이후 가장 강한 주간 상승률인 22.4%를 기록했다. 같은 주 금은 약 5% 올랐고, 미국 증시는 하락했다. 두 자산이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는 동안 증시만 반대로 움직인 셈이다.
드라고슈 총괄은 비트코인과 금의 상관관계가 이 정도로 높아진 것은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각국 정부가 대규모 재정·통화 완화 정책을 시행했을 때 이후 처음이라고 말했다. 그는 정부가 시장에 대규모로 개입한 두 시기가 공교롭게도 비트코인과 금의 상관관계가 정점을 찍은 시기와 겹친다고 짚었다. 우연이라기엔 시점이 뚜렷하게 겹친다는 뜻이다.
비트코인과 나스닥100지수의 90일 상관계수는 1년래 최저 수준으로 내려갔다. 본지는 앞서 잭 판들(Zach Pandl) 그레이스케일(Grayscale) 리서치 책임자가 비트코인과 나스닥100지수의 90일 상관관계는 60%대에서 30%대로, 금과의 상관관계는 연초 0%대에서 50%대로 바뀌었다고 밝힌 내용을 전한 바 있다. 서로 다른 기관의 분석이 비슷한 방향을 가리키는 셈이다.
비트코인과 달러인덱스(DXY)는 뚜렷한 음의 상관관계를 보였다. 달러가 약세를 보일 때 비트코인과 금이 함께 강세를 나타내는 흐름이 확인됐다는 게 드라고슈 총괄의 설명이다.
90일 이동상관계수는 두 자산의 가격이 최근 90일간 얼마나 같은 방향으로 움직였는지 보여주는 지표다. 수치가 100%에 가까울수록 동조성이 강하고 0%에 가까우면 서로 다른 요인에 더 크게 움직인다는 뜻이다. 통상 자산운용업계는 이 지표로 포트폴리오 내 자산 간 분산 효과를 가늠한다.
드라고슈 총괄은 "비트코인은 금과 동일하지 않다"며 "황금은 수천 년에 걸쳐 자리 잡은 성숙한 가치저장 자산인 반면 비트코인은 등장한 지 20년이 채 되지 않은 새로운 자산군"이라고 말했다. 거시적 위험이 부각되지 않는 시기에는 두 자산의 가격 흐름이 다시 갈릴 수 있다고도 덧붙였다.
그럼에도 그는 통화가치 하락 위험이 커지는 국면에서는 투자자들이 금과 비트코인 중 하나를 택하기보다 두 자산을 함께 담아 위험을 분산하는 경향을 보인다고 말했다. 금과 비트코인을 놓고 양자택일하던 흐름이 동시 편입으로 바뀌고 있다는 해석이다.
그는 비트코인이 가치저장 자산으로 자리 잡을 경우 약 30조 달러(약 4경710조원) 규모인 금 시장이 새로운 가격 결정 기준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금 시장은 각국 중앙은행과 주권 자산운용기관이 주요 보유 주체인 만큼, 지금까지 비트코인 가격을 주도해온 벤처캐피털·크립토 네이티브 자본과는 자금 규모 자체가 다르다는 설명이다.
본지는 앞서 주기영(Ki Young Ju) 크립토퀀트(CryptoQuant) 창업자가 비트코인과 금의 상관관계가 '디지털 금 시대' 수준으로 회복됐다고 밝힌 내용을 전한 바 있다. 당시에는 구체적인 산정 기간과 계산 방식이 제시되지 않았는데, 이번 비트와이즈 분석은 자료 출처와 통계 기간을 명시했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드라고슈 총괄은 비트코인이 지난 15년간 위험자산 논리로 가격이 매겨져 왔다며, 금과의 상관관계 흐름이 이어질 경우 향후 가치 서사가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이런 흐름이 앞으로도 유지될지는 추가 확인이 필요하다.
상관관계 변화가 비트코인 가격의 방향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드라고슈 총괄이 짚었듯 거시적 위험이 잦아들면 비트코인과 금의 동조성은 다시 낮아질 수 있어, 이번 수치가 8월 국채시장 개입이라는 일회성 사건에 따른 결과인지는 이후 데이터로 확인해야 할 부분이다.
🔎 시장 해석 비트와이즈 유럽 리서치 총괄은 8월 미 국채시장 개입 이후 비트코인·금 상관관계가 6년래 최고, 비트코인·나스닥 상관관계가 1년래 최저를 기록했다고 분석했다. 비트코인이 위험자산보다 가치저장 자산에 가까운 움직임을 보였다는 데이터다.
💡 전략 포인트 드라고슈 총괄은 통화가치 하락 위험이 부각되는 국면에서 투자자들이 금과 비트코인을 택일하지 않고 동시에 편입하는 흐름이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이는 관찰된 데이터에 대한 해석이며 투자 판단을 권유하는 내용은 아니다.
📘 용어정리 90일 이동상관계수는 두 자산의 가격 변동이 최근 90일간 얼마나 같은 방향으로 움직였는지 나타내는 지표다. 달러인덱스(DXY)는 주요국 통화 대비 미국 달러의 가치를 종합적으로 보여주는 지수다.

